제1192화
이진아는 남자가 선의로 하는 조언인 걸 알고 웃으며 말했다.
“여기 온 이상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해야지.”
주변에서는 곧바로 야유 소리가 터져 나왔다.
오늘 참가한 레이서들은 모두 프로였고, 그중 두 명은 전국 챔피언 출신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이제 막 레이싱을 시작한 풋내기에게 패배할 수 있겠는가.
이때, 누군가 입을 열었다.
“허풍도 가지가지네. 입 조심해. 오늘 누가 나온 줄 알고 하는 소리야?”
이진아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눈썹을 치켜올렸다.
“상대가 누구든 두렵지 않아.”
사람들이 금세 수군거리기 시작했고, 마치 우스갯소리라도 들은 듯 이진아를 바라보며 비웃었다.
이진아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내 차에서 내려 케이슬에게 모자와 마스크를 씌워 주었다. 현장에선 아무도 그녀가 케이슬 공주인 줄 몰랐다.
레이서들의 이름이 적힌 전광판을 지나칠 때 케이슬은 멈춰서서 유심히 들여다봤다. 그리고 무슨 말을 하려다 다시 입을 다물었다.
눈에 익은 이름이 여럿 보였다. 야심한 밤이면 가끔 레이싱 영상을 보곤 하는데 솔라리스에서 아주 유명한 선수들은 거의 다 알고 있었다. 그 사람들이 오늘 밤 이곳에 모인 것이다.
다들 정말 실력이 뛰어나고 대단한 선수들이다.
과거 레이서로 활동하던 시절, 그녀는 타고난 재능을 가졌다고 믿어 꽤 거만했었다. 하지만 어느 날, 에르델라의 한 연예인 겸 선수에게 패하고 난 뒤로 한동안 조용히 지냈다.
사실 그 이후에도 몰래 경기에 참여한 적이 있었지만 그때도 지금 전광판에 이름이 올라온 선수 중 한 명을 만나 완전히 밀려 반격할 틈도 없었다.
그 경험을 통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진아가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호언장담한 이상 지기라도 한다면 온갖 조롱을 당할 게 뻔했다.
레이서들 사이에서 큰소리는 상처로 돌아올 수도 있다. 그래서 이진아에게 조심하라고 조언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이미 막강한 실력의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며 대놓고 선전포고까지 했다.
“오늘 밤 우승은 내 거야.”
혹시라도 못 알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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