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2화

그녀가 ‘남자친구’라는 네 글자를 내뱉었을 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윤영지는 이전에도 수많은 남자와 어울렸지만 누구에게도 남자친구의 신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때 이진아가 상황을 파악하고 윤광수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형님, 안녕하세요.” 모두 그녀의 무모한 행동에 안절부절못했다. ‘너무 순진한 거 아니야? 윤광수의 신분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척하는 걸까?’ 윤광수는 차갑게 웃으며 옆에 있는 술잔을 집어 들었다. 그는 이 ‘어린 남자’가 확실히 보기에는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이 사람의 속셈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불과 며칠 만에 영지의 마음을 빼앗아갔다니 수단이 정말 대단했다. “영지야, 이놈은 내가 며칠 데리고 있을 테니 나중에 돌려보내 줄게.” 윤영지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전에도 윤광수가 그녀의 곁에 있는 사람들을 데려간 적이 있었다. 윤광수는 자신의 애인이 암에 걸린 일 때문에 늘 마음이 뒤틀려 있었다. 그는 다른 여자들을 쓰레기 취급했고, 종종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그는 윤영지가 눈여겨보는 남자들을 가지고 놀기도 했는데, 그것은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고문 수준이었다. 온갖 도구를 사용하여 고문했기에 대부분 남자가 돌아왔을 때는 거의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았다. 윤영지도 예전에는 상관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정말로 그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오빠, 말했잖아. 이 사람은 내 남자친구라고.” 윤광수는 표정이 순식간에 변하더니 눈을 가늘게 떴다. “그래서 나를 거절하겠다는 거야?” 주변 사람들이 서둘러 만류했다. “영지야, 그냥 남자일 뿐이잖아. 앞으로 이런 사람 많을 텐데 왜 이 일로 도련님을 거절해.” “맞아. 광수 도련님은 평소에 너를 끔찍이 아끼잖아.” “이 여진한이라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네 곁에 심어놓은 사람일 가능성이 커.” 이진아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듯 반박했다. “다들 방금 저를 칭찬하셨잖아요. 그런데 왜 이 사람이 오자마자 저를 그렇게 말씀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