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4화
이진아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유순학이 기획안을 보면 마음이 약해질 줄 알았는데 아예 보려고도 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
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
그녀는 다시 한번 설득해 보려고 서둘러 유리창 앞으로 다가갔다.
“아저씨...”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순학은 액셀을 밟아 떠나버렸다. 이진아는 심호흡한 후 서둘러 차를 몰아 뒤쫓아갔다.
유순학이 향한 곳은 이씨 가문의 회사였는데 밤새워 준비한 주식 양도 계약서도 챙겨 왔다.
그의 완강한 태도에 이진아는 이제 되돌릴 여지가 없다는 걸 직감했다.
현기태가 아직 출근 전이라 유순학은 회의실에서 그를 기다리며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주식 양도 계약서에 사인하는 대로 회사를 떠날 생각이었다. 어차피 그동안 모아둔 재산만으로도 여생을 보내기 충분했기에 굳이 목숨까지 걸 필요는 없었다.
이진아는 이 방법으로는 안 된다는 걸 깨닫고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기로 했다. 숨을 깊게 들이쉰 다음 서둘러 이도영에게 달려갔다.
현재 상황을 알고 있었던 이도영도 초조한 듯 이진아의 손목을 잡았다.
“누나, 이제 어떡해?”
그는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쾅거렸다. 만약 회사가 정말로 현기태에게 넘어간다면 이재명은 저승에서도 눈을 감지 못할 것이다. 그의 피와 땀으로 일군 회사니까.
이진아는 그의 손을 토닥였다.
“미국 쪽에 상장하려면 1년에서 1년 반 정도 걸려. 아버지께서 미리 충분히 준비해 놓으셨고 지금쯤 시간도 다 됐을 거야. 상장을 서두르면...”
일단 상장에 성공하면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할 수 있고 현기태의 지분을 희석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장하려면 투자 은행과 협력해야 하고 담보로 2조 원을 맡겨야 한다.
이씨 가문 회사는 이미 적자 상태였다. 이진아가 모든 부동산을 처분했지만 가진 현금은 2조 원에 미치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투자 은행을 찾았다 하더라도 상장하는 동안 이씨 가문 회사에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하면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두 가지 조건 모두 쉽지 않았다. 어쨌거나 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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