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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이진아는 다시 차에 올라타 회암대학교로 향했다. 학생들에게 물어본 끝에 그 천재의 이름을 알아냈다. 드디어 천재와 만나려고 장소에 도착했는데 묵묵히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학생을 본 순간 이진아는 흠칫 놀랐다. “도윤기?” 그녀의 부름에 책을 보던 도윤기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힐끗 보고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지금 이 순간 이진아는 이도영을 끌어내 다시 한번 쥐어패고 싶었다. 이도영이 전에 괴롭혔던 그 모범생이 바로 인공지능 분야의 천재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녀는 성큼성큼 다가가 그의 옆에 앉았다. “여기 앉아도 될까? 잠깐 얘기 좀 하고 싶은데.” 도윤기의 표정이 평온하기 그지없었는데 그다지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듯했다. “마음대로 하세요.” 이진아는 자리에 앉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제 1년 뒤면 졸업인데 미래에 대해 생각해둔 거 있어?” 놀랍게도 도윤기가 그녀보다 더 직설적이었다. “지금 저한테 스카우트 제의를 하는 건가요?” 최근 인터넷에 떠도는 뉴스를 그도 본 모양이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답답한 사람은 아니었다. 이진아는 약간 당황했다가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맞아. 요즘 연락 온 회사가 많지? 다른 대기업들에 비하면 난 내세울 게 없지만 회사 지분을 줄 수 있어.” 엄청난 떡밥임이 틀림없었다. 다른 회사들이 아무리 도윤기를 좋게 본다고 해도 아직 학생이라 회사 지분 같은 중요한 것을 줄 리가 없었다. 도윤기의 눈빛이 살짝 흔들리더니 고개를 들어 그녀를 힐끗 보았다. “대표님, 좀 크게 거시는데요?” 이진아는 예전에 그와 만난 적은 있지만 대화를 나눈 적은 없었다. 짧은 몇 마디만으로도 그가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도윤기의 말투는 전혀 학생 같지 않았고 심지어 미래의 대표인 그녀 앞에서도 비굴하거나 주눅 들지 않고 여유만만했다. “여기까지 온 이상 성의를 가장 보여줄 수 있는 조건을 내놓아야지. 안 그러면 날 선택할 이유가 없잖아.” 아무리 그래도 이진아처럼 처음부터 폭탄을 던지는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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