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3화
이진아는 입을 벌렸지만 문득 뭐라 말해야 할지 몰랐다. 그때 주치의의 말이 떠올랐다.
“혹시... 이 건물로 이사 오는 건 어때요? 내가 제트 얼굴 보는 게 부담스럽다면 위층 집을 사줄게요. 어두컴컴한 곳에 혼자 있는 게 걱정돼서 그래요.”
주치의의 말이 맞았다.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그를 혼자 두어선 안 된다.
Z는 망설이고 있었다. 무언가를 고민하는 눈치였는데 이진아도 너무 강요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깊은 한숨을 쉬며 이진아가 말했다.
“됐어요. 싫으면 관둬요. 강요하지 않을게요. 시간 날 때마다 자주 찾아갈 테니까... 아프면 꼭 약 챙겨 먹어야 해요. 혼자 참지 말고.”
그는 1분 동안 침묵했다.
이 남자가 전화를 끊을 줄 알았는데 별안간 입을 열었다.
“하지만 난... 진아 씨가 날 걱정해주는 게 좋아요.”
그녀가 자신 때문에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좋다는 걸까?
이진아는 그의 괴이한 취향에 어이없어 웃음이 터졌다.
“내가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그렇게 좋아요?”
그는 더욱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네, 진아 씨가 날 위해 안달 나 하는 게 너무 좋아요.”
이진아는 이를 악물었다. 대체 어쩌다가 이런 성격이 된 걸까. 그녀는 속절없이 웃음을 터트리다가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알았어요, 그럼 아프면 나한테 전화해요. 가서 약 먹여줄 테니까. 나 이미 많이 양보했으니까 더 이상은 안 돼요.”
Z는 기분이 좋아진 듯 목소리까지 한결 밝아졌다.
“네.”
전화를 끊은 이진아는 침대에 누웠다.
한 시간도 안 돼서 다시 전화가 울렸는데 경호원이었다.
“진아 씨, 소정인 씨는 이미 병원에 보냈고 도영 씨는 계속 방에 계세요.”
이도영도 따라가고 싶지만 이진아가 화낼까 봐 줄곧 침대 맡에 앉아 있었다.
이진아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도영이 상태는 좀 어때요?”
“멍하니 넋 놓고 있어요. 눈에 생기가 없고요.”
그녀는 이도영이 자신을 얼마나 의지하는지 잘 안다. 이씨 가문 모두가 등질 때 유독 이도영만 입으론 싫다고 하면서 행동으론 늘 가까이 다가와 주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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