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4화
소정인은 절에 도착해 문채원이 머무는 곳으로 향했다.
늦은 시각, 문채원은 혼자 마당에서 빨래하고 있었다.
소정인은 그녀를 보며 적잖게 놀랐다. 호화로운 삶을 살았던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수수했으니까. 마당에는 낡은 옷들이 걸려 있었다.
한편 서다혜가 보여준 사진과 그녀는 일치했다.
소정인은 얼른 달려가서 그녀 앞에 무릎을 꿇었다.
“어머님, 저는 도영이 여자친구예요. 지금 도영의 아이를 가졌는데 진아 씨가 병원에 데려가서 강제로 낙태시키려 해요...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도영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이 아이도 꼭 낳고 싶어요...”
문채원은 오랫동안 회암시의 일들과 멀어진 터라 소정인의 말에 손길이 멈췄다.
소정인은 울면서 이도영에 대한 절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문채원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녀의 배를 내려다보았다.
“방금 뭐라고?”
소정인은 애써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도영의 아이를 가졌어요... 어머님은 곧 할머니가 되실 거예요.”
문채원의 나이에 손주를 얻는 건 가장 큰 기쁨이지만 곧장 이도영의 나이를 떠올렸다.
그녀는 말없이 빨래를 계속했다.
이에 소정인은 덜컥 불안해졌다. 문채원이 이 일에 무관심하다면 오늘 온 게 무의미해지니까.
“어머님, 저희가 아직 어리고 술김에 그만... 그동안 생리가 늦어져서 임신한 걸 알았어요. 이 아이만 낳을 수 있다면 앞으로 도영이 멀리할게요. 저는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부모님 사랑도 못 받았어요. 도영이랑 이 아이한테서만 사랑이란 걸 느껴봤어요. 그러니 제발...”
소정인은 이마를 바닥에 찧으며 대성통곡하느라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진아 씨한테도 부탁했는데 너무 매정했어요. 눈 뜨니까 병원에 와 있더라고요.”
문채원은 빨래를 멈추고 바닥에 묻은 피를 보더니 끝내 마음이 약해졌다.
“도영이도 너 좋대?”
“네! 어머님 아들이라 잘 아실 거잖아요. 도영이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에요. 다만 진아 씨 태도에 너무 신경 쓰더라고요. 이러다 정말 진아 씨한테 설득당하는 건 아닌지 걱정돼요. 어머님, 제발 저 좀 도와주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