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5화
이진아는 잠시 망설이다가 인사를 건넸다.
“여사님.”
아직 ‘엄마’라고 부르기는 어색했다.
문채원은 온몸이 굳고 얼굴이 순식간에 십 년은 더 늙어버린 것만 같았다.
그녀는 오늘 이진아를 비난하려고 온 게 아니다. 이진아에 대한 그녀의 감정은 매우 복잡했다. 예전엔 이진아가 하루빨리 이씨 가문에서 사라지기를 바랐지만 많은 일들을 겪으며 마음이 바뀌었다.
그동안 절에서 지내면서 자신의 수많은 잘못도 깨달았다.
이제 왠지 이진아를 마주 하고 싶지가 않았다.
하지만 이 아이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문채원은 흔들리는 몸을 가누며 겨우 자리에 앉았다.
“어찌 됐든 우리 집안의 첫 손주인데 그냥 남겨두지. 아이를 키울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니잖아. 전에 모아둔 황금도 있으니 정 안 되겠다 싶으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이진아가 단호하게 잘랐다.
“소정인 씨는 일부러 도영이한테 접근했어요. 그래도 이 아이 남겨둘 건가요? 여사님, 도영아,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요. 만약 다들 이 아이를 남겨두고 싶다면 나도 동의해요. 하지만 소정인 씨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내 심기를 건드린다면 그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소정인은 이 아이로 이진아를 압박하려는 속셈이 분명했다.
이때 이도영이 손을 번쩍 들고 맹세했다.
“누나, 이 아이 때문에 절대 누나 힘든 일 겪게 안 해. 나 믿어줘. 마지막으로 한 번만 믿어줘.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누나야. 감히 오늘 맹세를 어긴다면 난 앞으로 천벌 받을 거야!”
그는 무릎을 꿇은 채 이진아에게 몇 걸음 다가가 두 손으로 그녀의 다리를 조심스럽게 껴안았다.
“내가 누나한테 엄청 폐 끼친 거 알아. 나도 정말 그러고 싶지 않았어. 진심이야. 하루하루 시간이 천천히 흘렀으면 좋겠어. 그래서 내가 빨리 강해지고 이렇게 수동적인 상황을 면하고 싶어!”
그는 울면서 말했다.
“정인이한테 아이를 지우라고 하면 나 앞으로 아빠 얼굴 못 봐. 여자한테 무조건 책임져야 한다고 아빠가 가장 먼저 가르쳐주셨어. 나도 그것만큼은 유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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