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6화
이진아는 알겠다고 대답하며 문채원을 바라보았다.
“난 이만 가야겠어. 진아야... 우리 집안 회사를 지켜줘서 고마워.”
문채원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진아가 ‘여사님’이라고 부르니 그녀도 이제 다정하게 우리 진아라고 부를 수가 없었다.
이진아는 그런 그녀를 보며 마음이 씁쓸해졌다.
묘한 씁쓸함이 확 밀려와서 뭐라 말도 못 한 채 고개만 끄덕였다.
문채원은 밖으로 나갔고 소정인이 그녀를 배웅했다.
방에는 이진아와 이도영만 남았다.
이진아의 용서 덕분에 이도영은 금세 기운을 차렸다.
“누나, 책장에 있는 책들 나 다 읽었어! 진짜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앞으로 수시로 전화해서 테스트해봐. 모를 거 있으면 최대한 알아가려고 노력할게. 그러니까 제발 나 여기 홀로 내버려 두지 마. 이 세상에 버려진 기분이야...”
이진아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안해.”
이도영은 입술을 삐죽이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너무 억울했다. 함께 커온 작은 누나가 처참하게 망가진 모습이 안쓰러워서 그만 본인까지 약에 손을 댔고, 항상 자신을 아껴주던 큰 누나는 매정하게 이곳에 버려둔 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아빠는 돌아가시고 엄마는 절에 들어갔다. 짧은 시간에 그의 세상은 완전히 뒤바뀌어버렸다.
본인이 딱히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겠는데 매일 약물의 고통과 정신적인 공포에 시달려야만 했다.
마침내 이진아가 관심해주니 공포가 싹 사라지고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이진아는 웃으며 티슈로 그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다 큰 사내 녀석이 왜 이렇게 울어대?”
“누난 몰라. 정색할 때 얼마나 무서운지!”
“아빠 될 사람이 툭하면 울어대고 나중에 애한테 어떻게 본보기가 될 거야?”
순간 이도영은 사색이 되었다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바뀌었다.
“미안해, 누나. 정말 미안해.”
이진아는 잔뜩 위축된 그의 모습에 가슴이 저릿했다.
언제부터 도영이가 자신을 이렇게 두려워하게 된 걸까?
그녀는 입술을 꼭 깨물다가 말을 이었다.
“알았어. 앞으로 종종 테스트할 거니까 책 많이 읽어. 다음 달에 데리러 올게.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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