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2화
‘나쁜 년. 빌어먹을 년!’
“소정인, 이 손 놓지 못해?”
순순히 놔줄 소정인이 아니었다. 그녀의 눈시울이 금세 붉어졌다.
“나도 배가 아파. 왜 난 이렇게 걱정 안 해줘? 나도 진통제가 필요하다고.”
그러고는 냅다 진통제를 낚아채 입에 털어 넣었다가 다시 뱉어냈다. 임산부라 함부로 약을 먹어선 안 되었다. 지금 토하는 시늉을 하는 건 진통제를 못 먹게 만들려는 수작이었다.
분노에 휩싸인 이도영은 손을 덜덜 떨면서 진통제가 엉망이 되는 걸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는 분을 참지 못하고 손찌검하고 말았다.
그 순간 억눌렸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았고 소정인의 목을 조르고 싶은 충동까지 들었다.
어두운 무언가가 마음속에서 꿈틀거리는 걸 느낀 이도영은 소정인을 빤히 쳐다보다가 급히 차를 몰고 나갔다.
지금은 소정인과 말도 섞고 싶지 않았기에 직접 진통제를 사 오기로 했다.
뺨을 맞은 소정인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가 바로 위로해줄 거라고 기대했지만 뜻밖에도 차를 몰고 가버렸다.
소정인은 얼굴을 감싸 쥔 채 씩씩거렸다.
‘이진아, 이게 바로 네가 바라던 거였지? 빌어먹을 년, 목적을 이루었네.’
이도영이 그녀에게 손찌검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의 미래의 아내이자 이씨 가문의 미래 안주인에게 손을 댈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이진아는 위층으로 올라가 이진아가 누워 있는 안방 문을 발로 걷어찼다.
이진아의 안색이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주변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지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온 세상이 혼란스러워지는 것 같았고 배를 찢는 듯한 고통에 거의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소정인이 핏발이 선 두 눈으로 침대 옆에 서서 비웃었다. 이젠 존댓말도 쓰려 하지 않았다.
“연기 꽤 잘하는데? 도영이가 직접 진통제를 사러 나갔으니까 소원 풀었겠구나. 언제까지 아픈 척하나 두고 보자. 빌어먹을 년.”
그녀는 욕실로 들어가 대야에 찬물을 가득 담아 나오더니 이진아에게 냅다 끼얹었다.
“계속 아픈 척해보라고!”
조금 전 맞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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