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1화
방 안엔 두 사람뿐이었다.
게다가 유승준이 자신을 질색하는 것을 이진아 자신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이대로 무심코 말실수라도 하면...’
이진아는 문득 초조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유승준이 정말로 총을 꺼내 자신을 쏴버릴 수도 있으니까.
“유 대표님, 이건 정말 저랑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제발 믿어주세요.”
유승준의 눈가에 어딘가 비웃는 듯한 기색이 스쳤다.
그는 손에 쥔 담배 한 개비를 들더니 가볍게 이진아의 턱을 툭 건드렸다.
“기억이 없으니 모를 수도 있지. 그런데, 유씨 가문 사람이 이진아 씨 때문에 죽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야. 유씨 가문에서 이미 명령이 내려왔어. 반드시 당신이 대가를 치르게 하라고. 그러니까 이진아 씨가 이 일과 관련이 있든 없든, 어차피...”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멀찍이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유승준이 고개를 들어 문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곧 문틈 사이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강현우였다.
순간, 유승준은 눈동자가 흔들리더니 자신이 환각이 생긴 건 아닌지 의심했다.
‘현우가 이곳에 올 리가 없는데...’
휠체어에 앉은 강현우는 묵묵히 유승준의 손에 들린 담배를 바라보았다.
그 담배는 아직도 이진아의 턱에 닿아 있었다.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불편함이 유승준의 가슴 언저리를 건드렸다.
그는 서둘러 담배를 거두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조금 전까지의 느긋한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현우야,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야?”
강현우는 여전히 묵묵히 입을 닫고 있었다.
대신 눈길을 이진아에게로 옮겼다.
이진아는 시선을 느꼈지만, 강현우가 자신을 찾은 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그녀는 자리에 앉은 채, 어떠한 미동도 없었다.
방 안의 공기는 무겁고도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그때, 강현우가 그 틈을 뚫고 조용히 말했다.
“같이 가자.”
유승준은 자신에게 한 말인 줄 알고 반사적으로 되물었다.
“어디로?”
하지만 강현우의 시선은 이진아에게로 향해 있었다.
입술을 몇 번이고 뗐다가 망설이던 그는 결국 시선을 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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