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8화
초조해진 주지훈은 서하늘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강현우를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서하늘뿐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하늘이 도착했다. 이진아가 도망갔다는 소식에 미간을 찌푸렸다가 이내 입꼬리를 씩 올렸다.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재미난 구경거리가 생겼다는 것이었다.
‘이진아, 너 아주 죽을 짓을 자초했구나.’
하지만 문을 열고 강현우의 표정을 본 순간 아무리 냉정한 그라도 속으로 이진아를 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브라운 베이에 갇혔으면 부귀영화나 누리면서 얌전히 있을 것이지, 굳이 이런 일을 벌여 모두를 귀찮게 해야겠어?’
서하늘이 창문으로 다가가 커튼을 걷으려는데 강현우가 말렸다.
“건드리지 마.”
서하늘이 멈칫하더니 뭔가 생각난 듯 돌아섰다.
“계속 화가 풀리지 않으면 가서 잡아 와. 왜 밥도 안 먹고 스스로를 괴롭히는 건데? 네가 이러면 이진아가 마음 아파할 거라고 생각해? 아마 어느 구석에서 몰래 웃고 있을걸? 네가 굶어 죽으면 걔 아무렇지도 않게 바로 재혼할 거야.”
강현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을 옆에 있는 베개 위에 올려놓았다.
입맛이 없어 도저히 넘어가질 않았다.
안방이 커서 서하늘은 아무 데나 자리를 찾아 앉았다.
“조금이라도 먹어. 내가 가서 잡아 올게.”
강현우가 입고 있는 양복은 여전히 매우 정갈했다.
남들 앞에서 그는 완벽하다 못해 로봇과 같았다. 심지어 친한 친구들 앞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필요 없어.”
서하늘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스쳤다.
‘정말로 잡으러 가지 않겠다고? 참을 수 있어?”
강현우는 창백한 얼굴로 옆에 있는 침대에 기댔다.
“밖에서 며칠 실컷 놀게 내버려 둬.”
다시 말해 며칠 뒤에 잡으러 가도 똑같다는 뜻이었다. 아무튼 이진아는 강현우의 손바닥을 벗어날 수 없으니까.
서하늘은 그 한마디에 왠지 씁쓸함이 담겨있는 것 같았다.
전부터 그는 강현우가 왜 이진아를 좋아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것도 아주 미친 듯이 집착할 정도였다.
지금까지도 이해가 가진 않았지만 그래도 존중했다. 이건 그의 원칙이었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