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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브라운 베이. 강현우는 품에 옷을 안고 잠을 청했지만 이젠 이 방법도 통하지 않는지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오더니 도우미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제발 뭐라도 좀 드세요.” ‘벌써 사흘이나 아무것도 안 드셨는데 이러다 쓰러지시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도우미는 그와 이진아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기에 어쩔 수 없이 이진아 얘기를 꺼냈다. “사모님은 그래도 대표님을 많이 걱정하세요. 대표님이 어떤 알레르기가 있는지도 다 기억하시고. 사모님이 집에 계실 땐 매일 밤 대표님을 기다리시면서 언제 오시냐고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물어보셨어요. 두 분이 싸우셨더라도 이렇게 몸을 망가뜨리시면 안 돼요. 사모님이 마음 아파하실 거예요.” 강현우는 눈을 감은 채 아무런 표정 없이 그 말을 들었다. ‘진아가 마음 아파할 리가 없어. 오히려 내가 죽기를 바라지.’ 가슴 한편이 콕콕 쑤시는 듯 아파 품 안의 옷을 더욱 꽉 껴안았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덜 괴로운 것 같았다. 점심 무렵 어두운 기운에 잠긴 남자가 나타나더니 조용히 침대 옆으로 다가갔다. “사모님 동생분이 그 양옥집에 갔습니다.” 강현우는 시선을 늘어뜨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얼굴은 창백하기 그지없었다. 침대 옆에 서 있던 남자는 강현우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다시 조용히 물러갔다. 강현우는 방 안에 아무도 없다는 걸 느끼고서야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주먹을 꽉 쥐어 손등의 핏줄이 튀어나올 정도였다. 그는 뭔가를 꺼내려고 침대 옆 서랍을 열었다. 하지만 힘 조절에 실패하여 서랍이 통째로 열려버렸다.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약병을 잡고 약을 쏟아부었다. 몸 안에서 뭔가 끓어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 점점 심해졌다. 무언가가 깨어나 울부짖는 듯했다. “콜록, 콜록.” 문 앞에서 소리를 들은 주지훈이 막 들어가려던 찰나 강현우가 말했다. “들어오지 마.” 그 말에 주지훈은 발걸음을 멈추고 더는 움직이지 못했다. ... 이도영이 양옥 앞에서 오랫동안 기다렸지만 아무도 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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