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9화
강오름은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모습으로 강서준의 침대 옆에 앉아 있었다.
“내가 뭐라고 했어? 이도영이 이진아를 신경 쓰고 있어서 네 말을 전부 믿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 그런데 네가 이번에 일부러 몸을 이렇게 만든 덕분에 전부 믿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10분의 1은 믿게 됐을 거야. 네가 다친 건 눈에 진짜로 보이니까.”
강서준은 이번에 일부러 죽을 뻔한 상황을 연출한 후 강현우에게 누명을 씌웠다. 이도영의 마음속에 적대감을 불러일으켜 강현우가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믿게 하려는 속셈이었다.
강서준은 연속 기침하고는 옆에 앉아 있는 삐쩍 마른 남자를 차갑게 쳐다보았다.
“형, 며칠 못 본 사이에 왜 이리 수척해졌어? 산송장이 따로 없어.”
강오름이 주먹을 꽉 쥐었다. 강현우라는 세 글자가 이미 그의 마음속에 고통으로 자리 잡았기에 반드시 뭔가를 해야 했다.
“서준아, 전에 나랑 손잡자고 했었잖아. 뭔가 조사할 게 있다고. 그 단서를 내가 찾았어. 하하. 그런데 웃기는 게 뭔지 알아? 이진아 걔 남자친구 얼굴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대. 만날 때마다 어두운 곳에서 만났다고 하더라고. 네가 알려준 그 양옥 말이야. 밖에서는 아무것도 안 보여. 그래서 오늘 저녁에 사람을 시켜 몰래 안으로 들여보내려고. 어쩌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
그 말에 강서준이 미간을 찌푸렸다.
‘자기 남자친구가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그럼 어떻게 연애를 해?’
그는 강오름이 거짓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칠흑같이 어두운 양옥을 보면 정상적인 사람이 사는 곳 같진 않았다.
이진아는 업계 사람들이 그녀가 강서준을 미친 듯이 좋아한다고 믿게 하려고 오랫동안 연기해왔다. 그런 사람이라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을 좋아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이상한 일도 이진아에게 일어나면 이상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가 알고 있던 이진아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그녀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했을 뿐이었다. 그의 오만함 때문에 큰코다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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