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1화
누군가 강현우에게 연락하려 휴대폰을 들었다.
하지만 강현우는 지금 의식이 없는 상태라는 건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었다.
최미경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깔려 있었다.
이진아가 경비원들에게 끌려 내려오는 모습을 보며 그녀는 냉소를 지었다.
“너 참 재주가 좋구나. 전에는 현우의 뺨을 때리더니, 이제는 혼수상태에 빠뜨려? 이진아, 너는 재앙이야. 더는 둘 수 없어. 지금 현우가 없으니 내가 널 데려가야겠어.”
이진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시선을 블랙맨에게로 돌렸다.
블랙맨은 한쪽에 서서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어르신...”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최미경이 버럭 고함을 질렀다.
“닥쳐! 오늘 여기서 누구든 한마디만 더 하면 이 문 앞에서 내 목숨을 끊을 거야”
그녀의 호통에 아무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최미경의 사람들은 이진아를 강제로 차에 태웠다.
이진아는 이틀 동안 굶은 탓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모두 극도로 쇠약해진 상태였다.
차가 천천히 앞으로 움직였다.
그녀는 최미경이 자신을 어디로 데려가는지 알 수 없었다.
중간에 최미경은 서이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현아, 내가 브라운 베이에서 이진아를 데려왔어. 지금 절로 데려가는 중이야.”
최미경의 생각은 분명했다.
‘이진아가 현우에게 무슨 저주를 내린 게 분명해. 이진아란 년이 너무 요사스러워서 절 같은 청정한 곳에서 마음을 가라앉혀야 해.’
이진아에게 붙은 ‘더러운 것'을 없애야만 현우가 걸린 저주도 풀릴 거라 믿으며, 며칠 동안 가둬 놓았다가 사람을 시켜 처리할 생각이었다.
최미경은 늘 번개 같은 행동력으로 유명했다.
과거 회암시에서도 손꼽히는 인물이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신불을 믿더니, 이제는 젊은 여자에게 휘둘리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서이현은 그 말을 듣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지만 말투는 매우 차분했다.
“여사님, 몸 상하지 않게 조심해요. 현우 씨는 분명 괜찮을 거예요.”
강현우가 혼수상태에 빠진 사실이 알려지게 된 것은 모두 서이현이 브라운 베이 밖에 심어둔 정보원 덕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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