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3화
이진아는 허리를 곧게 펴고 침을 꿀꺽 삼켰다.
“다른 사람이 줬어요.”
강현우는 사진을 몇 초 동안 보다가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불길이 타오른 순간 이진아는 막으려고 손을 뻗었다. 그때 강현우가 물었다.
“누가? 언제 줬어?”
어두운 기운을 내뿜는 그의 모습이 두려웠던 이진아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불길이 점점 더 커져 그의 손가락 끝까지 타들어 갈 듯했지만 그는 이진아를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
“말해.”
그녀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면서 시선을 늘어뜨렸다.
“며칠 전에 모르는 사람한테서 받았어요.”
강현우가 갑자기 씩 웃더니 손가락 끝에 남아 있던 불씨를 던져버렸다.
“며칠 전에?”
며칠 전에 받은 사진을 지금까지 숨겨두고 있었던 것이었다. 어쩐지 요 며칠 고민이 있는 것 같더라니, 다 이것 때문이었다. 그리고 꿈속에서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불렀던 것도 이 사진 때문이었고.
기억을 잃어도 잊지 못했고 지능이 어린아이가 되어도 잊지 못했다.
그 사람은 뼛속 깊이 새겨진 것처럼 아무리 없애려 해도 없앨 수가 없었다.
강현우의 이런 모습에 이진아도 괴롭긴 마찬가지였다. 왜 사진을 숨겼는지 그녀조차도 알지 못했다.
“여보, 화내지 말아요.”
이진아는 달래보려 했지만 강현우는 먼 곳만 쳐다볼 뿐 그녀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밤하늘에 번개가 번쩍이더니 어두컴컴한 하늘을 찢어발길 듯했다.
문득 이진아가 했던 조롱과 혐오에 가득 찬 말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가장 깊고 깊었던 의문도 떠올랐다.
“왜 죽은 게 당신이 아니에요?”
애써 감추려 했던 일들도 결국에는 엉망진창으로 부서지고 흩어지게 될 것이다.
“여보...”
두려움이 밀려온 이진아는 가까이 다가가 강현우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일부러 숨긴 건 아니에요. 그냥... 당신이 화낼까 봐...”
이진아의 손가락이 그의 입술에 닿았다. 어찌나 차가운지 손가락이 움츠러들 정도였다.
“이진아, 다시 한번 기회를 줘도 난 그 사람을 죽였을 거야.”
그 말을 들은 순간 이진아는 온몸이 굳어버렸고 머릿속에 혼란스러운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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