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4화
“여...”
이진아가 뭐라 말하려는데 강현우가 그녀를 확 밀어내더니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그녀는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입안에 짠맛이 남아 있지 않았더라면 조금 전의 순간들이 모두 환각이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고개를 숙여 손가락을 내려다보고 나서야 그 짠맛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가슴속에 뭔가가 가득 차오르는 듯 답답함이 밀려와 수건을 꽉 움켜쥐었다.
몇 시간 후 어느새 날이 밝았다.
강현우를 달래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지만 강현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주지훈도 없었는데 그들이 아침 일찍 회사로 갔다고 도우미가 알려주었다.
“사모님, 얼마 전에 대표님이 사모님과 집에서 시간을 보내시려고 회사 일을 모두 미루셨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또 강 회장님의 팔순 잔치까지 겹쳐서 많이 바쁘실 거예요. 걱정되시면 전화라도 해보세요.”
‘전화?’
이진아는 휴대폰이 없었다. 강현우가 휴대폰을 준비해주겠다고 했지만 까먹었는지 며칠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게...”
그녀가 잘못을 해서 강현우가 오랫동안 화를 낼 거라고 말하려는데 도우미가 기쁜 얼굴로 휴대폰을 건넸다.
“대표님께서 나가실 때 사모님께 드리라고 특별히 말씀하셨어요.”
이진아는 아무 말 없이 휴대폰을 받았다. 어젯밤 그렇게 화를 내며 문을 쾅 닫고 나갔으면서도 휴대폰을 준비해주었다.
갑자기 가슴이 아팠고 날카로운 칼날이 몸을 꿰뚫는 듯했다.
그녀는 휴대폰 안의 연락처를 확인했다. 연락처에 강현우밖에 없었다.
이건 강현우가 준비한 새 휴대폰이었고 그녀가 예전에 쓰던 휴대폰은 숨겨놓았다. 그 번호를 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쓸데없는 연락을 막기 위해서였다.
“사모님, 제가 괜한 말씀을 드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대표님께서는 정말 사모님을 좋아하세요. 제가 기억하는 대표님은 예전에는 일에만 매달리셨고 휴가를 내신 적도 없었어요. 그런 분이 며칠 전에 사모님 옆을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셨고 전에도 그러셨죠. 사모님은 대표님한테 정말 소중한 존재니까 더 이상 대표님을 화나게 하지 마세요. 이 세상에 대표님보다 사모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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