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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첫째가 한발 물러섰고 소민준이 친구를 사귀는 건 제한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그 시각 소민준은 아직도 잔디밭에서 이진아와 신나게 통화하고 있었다. 이진아는 그에게 만화 얘기를 해주었고 소민준은 이진아에게 라키와 세키의 어렸을 적 얘기를 해주었다. 아무튼 둘은 즐겁게 얘기를 나누었다. 전화를 끊은 후에도 이진아는 한동안 여운이 가시질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사람을 달래는 방법을 물으려고 전화했었다는 게 떠올랐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고 다시 강현우와의 대화 화면을 쳐다봤다. 여전히 아무런 답장도 없었다. 결국 풀이 죽어 등을 뒤로 기댔다. ‘그냥 회피해버릴까?’ 한편 강인 그룹. 강현우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고 쭉 사무실에만 있었다. 그동안 송윤재가 몇 번 들어왔다가 큰 문제를 깨달았다. 바로 강현우가 이진아와 싸웠다는 것이었다. 회사에서 유일하게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중대한 책임을 짊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송윤재는 아주 비싼 음식을 주문했다. 음식이 도착한 다음 강현우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강현우의 목소리가 차갑기 그지없었다. “들어와요.” 송윤재는 배달음식을 들고 테이블 앞으로 갔다. “대표님, 오전 내내 아무것도 안 드셨는데 잠깐이라도 쉬세요.” “저리 치워요.” 강현우는 고개도 들지 않고 들고 있던 서류를 넘겼다. 송윤재는 음식을 꺼내면서 이진아 얘기를 꺼냈다. “전에 사모님께서 강인 그룹에 오셨을 때 저한테 몰래 앞으로 대표님을 잘 지켜보라고 하셨어요. 대표님이 위장병이 있으시니 식사라도 시켜드리라고 하시더라고요.” 펜을 끄적이던 그가 멈칫했다. ‘전에? 아, 강제로 강인 그룹에 데려왔을 때인가? 그날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였었는데.’ 송윤재는 강현우가 생각에 잠긴 걸 보고는 계속해서 말했다. “전 그때 주 비서가 있으니까 대표님이 식사를 거르시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오늘 주 비서가 협력업체를 만나러 가서 자리에 없더라고요. 대표님도 오전 내내 쉬지 않으셨어요. 잠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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