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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화

이진아는 땀에 흠뻑 젖은 이마를 닦을 새도 없이 발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몇 걸음 채 못 가 발걸음을 멈췄다. 주변은 칠흑 같았고 숨을 곳은 많았지만 적들도 개를 데리고 있었다. 숨는 건 무의미했다. 그녀의 시선이 옆 비탈길을 향했다. 숨을 깊이 들이쉰 뒤, 그대로 몸을 눕혀 굴러내렸다. 날카로운 돌들이 그녀의 손바닥을 베고 지나갔다. 몇 군데에서 피가 났지만 통증에 신경 쓸 틈도 없었다. 이내 굴러 떨어진 지점에서 일어나 몸을 가다듬지도 못한 채 다시 앞으로 걸었다. 라키와 세키는 원래라면 훨씬 빨리 달릴 수 있었지만 이진아를 기다리느라 수차례 속도를 늦췄다. 이진아는 눈가가 붉게 충혈된 채로 이를 악물었다. 온몸에서 땀이 줄줄 흘렀다. 절벽 끝에 이르자 아래로는 도로가 보였다. 이진아는 발을 멈추고 라키와 세키를 바라보았다. “이제 됐어. 너희는 브라운 베이로 돌아가.” 목소리는 잠겨 있었지만 단호했다. 그녀와 함께 있다간 셋 다 위험해질 뿐이었다. 차라리 자신이 미끼가 되어 남은 길을 도로에서 승부보는 게 나았다. 라키는 잠시 머뭇이다가 마침내 그녀의 뜻을 이해한 듯 큰 소리로 짖으며 숲속으로 뛰어들었다. 그 짖음에 적들이 방향을 바꿔 20명 넘게 라키와 세키 쪽으로 향했다. 이진아는 숨도 제대로 고르지 못한 채, 절벽 아래 배수로를 향해 몸을 날렸다. 쾅! 배수로 물이 충격을 조금 완화해줬지만 이미 총상을 입은 허벅지엔 날카로운 통증이 번졌다. 잠깐 정신이 날아갈 뻔했지만 혀를 깨물며 억지로 의식을 붙잡았다. ‘아직 죽을 순 없어.’ 그녀는 풀썩한 몸을 끌며 도로 쪽으로 기어갔다. 저 멀리서 차량 불빛이 반짝였다. 이진아는 남은 힘을 쥐어짜 손을 흔들었다. 차가 멈췄고 운전석 창문이 열리자 익숙한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다혜?” 서다혜도 깜짝 놀란 듯 이마를 찌푸렸다. “진아야?” 이진아는 힘겹게 조수석 문을 열고 몸을 밀어 넣었다. “브라운 베이로 가줘. 빨리.” 서다혜는 운전대를 움켜쥐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너... 무슨 일이야? 어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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