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5화
이진아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간단히 음식을 챙겨 먹은 뒤, 밖에 나와 따스한 햇볕을 쬤다.
어젯밤 회암시에는 비가 내렸지만 오늘 아침엔 아름다운 무지개가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이진아는 라키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으며 창밖으로 펼쳐진 새롭게 태어난 듯한 풍경을 바라봤다.
이상하게 기분까지 덩달아 좋아졌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서다혜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마치 무언가 음모를 꾸미는 듯한 소름 끼칠 정도로 무서운 표정이었다.
하지만 이진아는 그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오늘 하루, 그녀는 휴식을 택했다.
강현우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기로 했다.
언제나처럼 먼저 몸부터 잘 돌봐야 한다는 다짐을 되새기면서.
...
한밤중, 서다혜는 물을 마시러 내려가는 척하며 서재 앞으로 다가갔다.
그곳 문을 열려던 순간, 서재를 지키던 도우미가 그녀를 제지했다.
“서다혜 씨, 여기는 대표님 서재입니다.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어요.”
서다혜는 최대한 공손한 목소리로 답했다.
“어젯밤 대표님께 물을 드리러 들어갔다가 소중한 물건을 두고 나왔어요. 가족에게 물려받은 유품이라 아주 중요한데 잠깐만 찾아보고 싶어요. 못 찾으면 평생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아서요.”
‘유품’이라는 단어에 도우미는 잠시 망설였지만 깊게 숨을 들이쉰 뒤 마지못해 허락했다.
“그럼 3분만 드리겠습니다. 꼭 빨리 나오셔야 해요.”
서다혜는 고개를 끄덕이고 재빨리 서재 문을 열어 서랍 쪽으로 향했다.
서랍을 열자 예상대로 팥 팔찌와 명품 같지 않은 반지가 함께 있었다.
그 반지는 이진아 손가락에서 봤던 커플링 중 하나였다.
다른 한 쪽은 이진아 남자친구 손에 있어야 할 반지였는데 왜 강현우 손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서다혜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뜻밖의 반전이었다.
이진아 남자친구의 죽음이 강현우와 연관됐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팥 팔찌와 반지를 원래 자리로 돌려놓았다. 문 앞에 서 있는 도우미가 신경 쓰여서 결국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았다.
도우미가 불편한 표정으로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