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8화
유승준은 혀를 차며 머리를 몇 번 쓸어올렸다.
“됐어. 너까지 방법이 없다는데 내가 뭘 어쩌겠어. 현우 한번 고집부리면 그 누구도 못 말려. 기다리자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나중에 장례 준비 어떻게 할지나 생각해둬.”
말을 끝내고는 전화를 뚝 끊었다.
서하늘은 핸드폰을 내려다보며 복잡한 눈빛을 보였다.
한편, 이진아는 차를 몰다 한참 후 도로 한쪽에 천천히 차를 세웠다. 그러다 창밖 풍경을 바라보았다.
길가를 오가는 사람들은 모두 바쁘게 스쳐 지나가는데 그 모습이 마치 현실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차에서 내려 길가 꽃집에 들어갔다. 가게 안을 한 바퀴 둘러봤지만 결국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마음이 텅 빈 듯 허전했고 이런 기분은 참 견디기 힘들었다.
뭔가 해야 할 것 같았다.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자꾸만 그동안 있었던 일들이 떠올랐으니 말이다.
그녀는 차를 돌려 이씨 가문 회사로 향했다.
이도영이 대표 자리에 오른 뒤로 회사는 꽤 잘 돌아가고 있었다.
이도영은 그녀를 보자마자 얼굴에 반가움이 가득했다.
“큰누나!”
마치 성적표를 자랑하는 아이처럼, 지난 두 달간의 프로젝트 보고서를 내밀었다.
“이거 봐, 이거 봐. 최근 두 달 동안 진행한 협력 사업들 성과 꽤 괜찮아. 아 맞다, 오늘 밤 자선 파티가 있는데 누나 요즘 심심하다며? 같이 가자. 재희도 데리고 가서 세상 구경 좀 시켜. 보니까 재희 예전에는 밖에 잘 안 나왔던 것 같더라.”
이진아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이도영은 먼저 그녀를 회사 구내식당에 데리고 가서 한 바퀴 돌고 저녁 6시가 되자 스타일링을 하러 갔다.
이재희도 억지로 끌려가서 머리 손질을 하고 깔끔한 정장을 입었다.
그는 이런 차림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찌푸린 얼굴로 이진아를 보았다.
“이게... 뭐야?”
“저쪽에 맛있는 거 많아. 길이가 수십 미터 되는 뷔페야. 마음껏 먹어도 되는데 이 옷은 입어야 해.”
‘먹을 거’라는 말에 이재희 눈이 번쩍 빛났다.
“응.”
이진아는 이도영이 건네준 초대장을 들고 이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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