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6화
이진아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을 흔들어 택시를 타고 떠났다.
백미러를 통해 강현우가 그 자리에 선 채 계속 차에 타지 않고 그녀가 떠나는 방향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봤다.
가슴의 시큼함은 더욱 심해졌지만 그가 Z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에 꾹 참았다.
그녀는 힘껏 눈을 깜빡이며 끓어오르는 감정을 모두 억눌렀다.
택시 기사는 그녀의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을 알아챘는지 급히 위로했다.
“이혼하고 싶지 않다면 바로 차를 되돌릴게요. 보아하니 남편분이 너무 잘생겼고 차도 고급 차인데 아마 좋아하는 여자가 많을 거예요.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세요.”
이진아는 입꼬리를 올렸다.
“그 사람이 저에게 잘해 준 것은 맞지만 우린 인연이 아닌가 봐요.”
기사는 혀를 차고 나서 말했다.
“인연이란 건 미묘한 것이죠. 억지로 함께하는 것도 인연인데 두 사람이 현재 단계에서 즐거우면 된 것 아니겠어요. 다른 것들을 많이 생각하면 이 세상에는 원망스러운 부부가 너무 많아질 거예요.”
이진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등을 뒤로 기댄 채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다른 한편, 강현우는 택시가 사라질 때까지 차에 타지 않다가 주지훈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나서야 천천히 몸을 돌렸다.
“대표님, 먼저 차에 타시죠. 대표님의 몸 상태로는 오래 서 있을 수 없어요.”
그는 알았다고 대답하고 나서 천천히 차에 탔다.
주지훈은 백미러를 통해 그를 흘끗 쳐다봤다.
‘이혼이 성사되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렇지 않으면 오늘 밤 돌아가면 다시는 못 볼지도 몰라.’
그는 두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생각하다가 다시 설득했다.
“서운 추모공원 쪽도 대표님이 필요하고 그분의 상황도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데 대표님께서는 부디 몸을 함부로 하지 말아요.”
강현우는 창밖을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고 해결 방법을 생각하는 듯했다.
하지만 차가 출발할 때까지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도영의 빌라로 돌아온 이진아는 머릿속에 여러 가지 생각들로 뒤죽박죽이 되었다.
저녁 7시가 되자 이도영이 퇴근해서 돌아왔다.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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