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심도윤은 경성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송하영의 근황을 알려는 마음을 억누르지 못했다. 탐정들이 보내온 사진 속에는 매번 한지후가 함께했다.
심도윤의 눈빛은 깊은 어둠으로 물들었다. 예전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낯선 사람이 되어버린 듯했다.
송하영이 한지후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는 마치 영혼을 잃어버린 것만 같았다. 예전의 자신감은 온데간데없고 매일 로봇처럼 덤덤하게 반복되는 일상만을 보냈다.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긴 했지만 얼굴에는 미소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고집스럽게 송하영의 방을 원래대로 꾸며놓았다.
송하영이 아직 떠나지 않은 것처럼 꾸며 자신을 속이려 했는지도 모른다.
그의 정신 상태는 날이 갈수록 나빠졌다. 더는 예전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심지어 매일 밤 송하영의 방에서 잠을 자며 입술 사이로 그녀의 이름을 중얼거리곤 했다.
심도윤은 송하영의 전화번호를 끊임없이 눌러댔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항상 전자음뿐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전화를 걸고 또 걸었다.
송하영이 그리워 미칠 때면 새로운 번호를 만들어 그녀의 전화를 걸곤 했고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전화가 끊길 때까지 기다렸다.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채워지는 것 같았다.
심도윤의 부모님은 아들의 이런 모습을 보며 경성의 재벌가 따님들을 소개해 주기까지 했다. 전부 아름답고 재능이 넘치는 여자들이었지만 심도윤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마치 여자에게 흥미를 완전히 잃어버린 것처럼 점점 더 덤덤해졌다.
그렇게 반년이 흘렀다.
친구가 심도윤을 병원에 데려가 검사를 받게 했고 결과는 우울증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심각한 우울증이었다.
의사는 약을 복용할 것을 재차 강조했고 친구들도 치료를 잘 받으라고 위로했다.
하지만 그는 듣지도 않았고 약도 먹지 않았다. 이따위 약으로 나아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까.
이 병의 유일한 약은 심도윤이 영원히 손에 넣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부대에서도 그에게 몸조리를 위해 휴직을 권유했고 결국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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