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79화
편지를 다시 사탕에게 전하자, 사탕이는 방에 숨어 반나절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편지들을 몇 번이고 펼쳐보았다.
택란이 궁으로 돌아가, 식사하고 낮잠까지 자고 왔는데도 아직 다 보지 못한 상태였다. 택란은 문을 밀고 들어가며 말했다.
“이제는 거의 외울 지경 아닙니까?”
사탕이는 그녀의 장난기 어린 목소리를 듣고 얼른 편지를 정리하며 일부러 화난 척했다.
“잠시 쉬느라, 아직 다 못 본 것이다.”
“그 말을 누가 믿습니까?”
택란이 웃으며 말했다.
“좋으십니까?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편지를 보내다니요. 무슨 내용입니까?”
“별거 아니다. 그냥 병기에 대한 얘기들이야.”
사탕이는 편지들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접었다. 그리고 값비싼 단목 상자를 꺼내, 받은 편지들을 상자에 넣어두었다. 이건 그녀의 혼수품이었다.
“십수 통이나 되는 편지가 전부 병기 얘기입니까? 정말 무료한 사람입니다. 그런 사내에게 시집가면 안 됩니다.”
“음… 꽃이나 풀, 달에 대한 얘기도 좀 있었으니, 완전히 재미없는 건 아니다.”
택란은 연탑에 비스듬히 누워 발을 가볍게 흔들었고, 그에 따라 치맛자락도 살랑거렸다.
“꽃에 달 얘기라… 곧 과거시험인데 아직도 정 타령이라니요? 점잖은 사람이 아닌듯하니, 시집가면 안 됩니다.”
사탕이는 이를 악물고 돌아서, 택란을 가볍게 때렸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고 말했다.
“계속 놀릴 것이냐? 경천황제가 혼담을 꺼내러 오면, 내가 얼마나 비웃을지 기대하거라.”
택란은 두 손을 아랫배에 포개 얹고, 먼 곳을 응시했다. 경천제를 떠올리자, 문득 그가 좀 그리워졌다.
지금 뭐 하고 있을까? 발작은 없겠지? 이젠 괜찮아졌다고 어머니가 그러셨으니, 아마도 문제없을 것이다. 다만 어머니께서 한 번 더 검진받고, 피도 뽑아서 재검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다시 검사해도 문제가 없다면, 정말 나은 것이다.
“무슨 생각 하는 것이냐? 너의 경천제가 보고 싶은 것이냐?”
사탕이는 그녀가 멍하니 있는 걸 보고 놀리듯 물었다.
오는 말이 있으면, 가는 말도 있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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