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80화
과거 시험 기간, 다섯째도 감회가 깊었다. 비록 용모는 늙지 않았지만, 젊은 세대가 차차 부상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이는 좋은 일이었다. 그는 지나간 청춘과 세월을 슬퍼하거나, 애석해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이 나랏일을 이어받았던 때의 일들이 떠올라, 그는 핑계를 대고 형제들을 궁으로 불러 술자리를 마련했다.
술이 오가던 중, 그는 구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구사, 흰머리가 났네. 게다가 꽤 많소. 주름도 생겼고.”
구사는 술을 마시며 전혀 개의치 않았다.
“여인들이나 외모를 따지지요. 소신은 여전히 마음도 있고 힘도 있습니다.”
그는 넷째 형님을 바라보았다. 넷째 형님은 윤기가 흐르는 검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미안하지만, 그는 흰머리가 없었다.
손왕은 술을 한 잔 들이켜며 말했다.
“흰머리가 무얼 말해 주겠느냐? 속세를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온 자의 선물이니라. 구사의 말처럼, 우리는 여전히 힘이 있지.”
구사는 손왕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 뜻은 관직입니다. 전하께서 말씀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손왕은 눈을 가늘게 뜨고, 통통한 손으로 주먹을 쥐더니 구사의 가슴을 툭 쳤다.
“내 말도 관직 얘기였다. 무슨 생각을 한 거냐?”
“요즘 계속 음담패설을 하시니, 대체 무슨 뜻인지 누가 알겠습니까?”
“내가 언제 음담패설을 했다고?”
손왕은 멈칫하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계속하셨습니다.”
냉 수보는 느긋하게 다리를 꼬았다. 그의 우아하고 준수한 얼굴은 세월을 비껴간 듯, 젊은 느낌이 감돌았다.
“지난번 경천제가 북당에 오겠다고 문서를 보냈는지 물었을 때, 무엇이라 답했는지 기억나십니까?”
“내가 ‘그렇다’고 했지.”
홍엽이 말을 이어받았다.
“전하께선, 량지에 신약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 약을 먹으면, 사내가 잠자리에 강하다고 하시더니, 좀 가져오라고 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모두가 깜짝 놀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손왕을 바라보았다. 황제가 북당을 방문하는 중요한 상황에, 그에게 신약을 가져오라니?
손왕은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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