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강나리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다가 유재훈과 눈이 마주쳤다.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린 그녀는 휘청거리며 물었다.
“네가 왜 여기 있어? 원래 네가 있는 시대로 돌아간 거 아니었어?”
그녀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더는 유재훈을 마주하고 싶지 않다는 듯 빠르게 밖으로 향했다.
마치 짐승에게서 도망치듯 떠나는 강나리의 모습에 그는 심장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 같았다.
그는 천천히 손을 뻗어 자기 옆을 스쳐 지나가던 강나리를 꽉 붙잡았다.
“나리야, 가지 마.”
그러나 그녀는 손을 매정하게 뿌리쳤다.
“송하나를 위해 변명하러 온 거야? 유재훈, 걔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해. 이번에도 네가 막는다면 난 정말 끝까지 갈 거야.”
잔뜩 날이 선 강나리의 말투에 유재훈은 가슴이 저렸다.
‘어쩌다 우리 둘은 이렇게 됐을까?’
유재훈은 괴로워 두 눈을 감았다.
“나리야, 난 하나 때문에 온 게 아니라 너 때문에 왔어. 진짜... 미안해.”
강나리가 잠시 멈칫한 걸 느낀 그는 아주 작은 희망을 얻은 것 같았다.
“송하나가 죽든 살든 나랑은 상관없어. 네가 분이 안 풀린다면 내가 도와줄게. 내가 사람을 잘못 봤고 마음을 잘못 준 거야. 나리야, 돌아와 주면 안 될까?”
유재훈이 부드럽게 말하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지만 강나리의 차가운 눈빛에 그 미소는 서서히 사라졌다.
“이제 우리는 돌아갈 수 없어.”
강나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유재훈, 이제 난 네가 누굴 사랑하는지조차 모르겠고 사실 알고 싶지도 않아. 네가 대신 갚아주겠다고? 가장 먼저 날 믿지 않고 방관한 사람은 너였잖아. 네가 묵인하지 않았다면 내가 어떻게 그렇게까지 욕을 먹었겠어? 유재훈, 난 지금 잘 지내. 그러니까 이제 나 좀 놔줘.”
말을 마친 그녀는 차갑게 돌아섰다.
예전과는 달리 지금 강나리의 눈빛은 완전히 낯선 사람을 대하듯 아무런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다.
유재훈은 이런 상황을 믿을 수 없어 얼른 달려가 그녀 앞을 막아섰다.
“나리야, 그건 네 진심이 아니잖아. 우리가 서로 얼마나 사랑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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