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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장

“왜 박지헌 대표랑 같이 안 오고 혼자 먼저 온 걸까? 설마 이혼 발표라도 하는 거 아니야?” “그럼 당연히 이혼을 하겠지. 그 꼴을 당하고 어떻게 계속 살아?” “하긴. 박지헌 대표가 진짜 좋아하는 건 서다은 그 여자라며. 서로 첫사랑이네 뭐네 난리도 아니던데? 엄밀히 따지면 강하나 저 여자가 차인 거지.” 기자들의 목소리가 그대로 강하나의 귀에 꽂히고 옷자락을 잡은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부부 사이 일은 둘만 안다지만 가끔은 제삼자의 시선이 더 정확할 때도 있는 법이다. ‘그래. 사람들이 볼 땐 내가 차인 쪽이겠지.’ 도덕적으론 불륜을 저지른 쪽이 비판을 받아야 마땅한 법이고 실제로도 그럴 테지만 사랑받지 못하는 쪽이 얼마나 비참해지는지 저들은 모를 것이다. 욕을 먹는 것보다 동정 어린 시선을 받는 게 더 싫을 때도 있는 법이다. 잠시 후, 박지헌과 서다은이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평정심을 유지하던 강하나의 표정이 살짝 흔들렸다. ‘서다은도 온다는 얘기는 없었잖아? 오늘 기자회견은 우리 두 부부 사이 일만 얘기하는 거 아니었어?’ “서다은 씨는 왜 데리고 온 거야?” 강하나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처음부터 서다은 때문에 일어난 일이잖아. 제대로 해명하고 싶어.” ‘해명? 이번 기회에 매체에 노출시켜 어떻게든 더 띄워주려는 건 아니고?’ ‘호텔 방에 함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나에 대한 모욕은 충분했잖아. 이렇게까지 해야 해?’ 어떻게든 침착함을 유지하기 위해 다잡았던 마음이 결국 흔들리기 시작했다. “서다은 씨와의 사이를 해명하고 싶은 거면 그냥 따로 기자회견을 열지 그랬어? 나는 왜 끌어들인 거야? 내가 당신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냐고!” 강하나의 눈시울이 어느새 붉어졌다. “그런 게 아니라...” 당황한 얼굴의 박지헌이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들 전부 모여서 한꺼번에 모든 걸 해명하고 싶었던 것뿐이야. 그래야 악의적인 추측 기사가 더 안 나올 테니까. 하나야, 지금 기자들 앞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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