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장
마이크도 없이 일어났다는 걸 확인한 강하나가 박지헌의 마이크를 챙겨오려던 그때, 박지헌이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강하나,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야!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해. 네 말 한마디에 모든 게 무너질 수도 있어.”
“알아.”
강하나의 눈빛은 차분하기만 했다.
“그냥 나도 내 입장은 말해야 할 것 같아서. 왜 그렇게 놀라? 뭐 잘못이라도 한 사람처럼?”
차분한 그녀의 목소리에 박지헌의 손에 실렸던 힘이 스르륵 풀렸지만 왠지 모를 찝찝함이 그를 성가시게 만들었다.
마이크를 챙긴 강하나가 살짝 옆으로 멀어졌다.
그녀를 위해 모인 수많은 기자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가슴이 쿵쾅거렸다.
전에 감독으로 활동할 때도 홍보 행사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그녀라 기자들 앞에, 대중들 앞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떨지 마. 정신 차려, 강하나. 네 일거수일투족이 영상으로 편집돼 평생 인터넷을 떠돌게 될 테니까.’
깊은 한숨을 내쉰 강하나는 최대한 침착한 표정과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강하나입니다. 박지헌 대표의 와이프, 아니 엄밀히 말하면 전 와이프죠.”
강하나의 폭탄 발언에 기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박지헌이 소리쳤다.
“하나야!”
박지헌이 성큼성큼 그녀에게로 다가갔지만 강하나는 의도적으로 그의 손길을 피하며 대답했다.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그제야 기자들 앞이라는 걸 인지한 박지헌이 이를 악물었다.
강하나가 이혼 발표를 강행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그가 도를 넘는 행동을 한다면 기자들이 어떤 식으로 왜곡하고 부풀릴지 안 봐도 비디오였다.
지금 박지헌이 할 수 있는 거라곤 강하나를 죽어라 노려보는 것뿐이었다.
한편, 유일하게 자리에 앉아 있는 서다은은 놀란 척 입을 틀어막으며 저도 모르게 올라가는 입꼬리를 감추었다.
‘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이제 내 세상이야. 난 집안이 안 좋아서 재벌 집 며느리는 안 될 거라는 사람들, 난 한발 늦었으니 포기해야 한다던 사람들, 상간녀 따위가 어디서 와이프 자리를 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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