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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민재하는 민하 그룹의 후계자이자, 세계 각국의 항로와 항만을 장악한 거대 해운 재벌가의 후손이었다. 이번 항해 역시 단순한 유람이 아니라, 주요 항로를 점검하기 위한 실무 시찰 일정의 일부였다. 그가 한서율을 처음 본 건, 선상에서 열린 소규모 파티 자리였다. 화려한 조명과 웃음소리가 넘실거리는 파티장 한쪽 구석에서, 그녀는 홀로 노트북 앞에 앉아 있었다. 주변의 떠들썩한 세상과 단절된 듯, 자신만의 세계에 깊이 빠졌다. 그 몰입한 모습은,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어느 여인보다도 훨씬 더 빛나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민재하는 섣불리 다가가지 않았다. 대신 바텐더를 향해 가볍게 눈짓을 보냈다. 잠시 후, 갓 짜낸 오렌지 주스 한 잔이 그녀의 테이블에 조용히 놓였다. 그는 멀찍이 떨어진 자리에서 그녀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그러다 확신했다. 한서율은 결코 평범한 여자가 아니라는 적을. ... 둘의 인연이 본격적으로 이어진 것은 그로부터 며칠 뒤였다. 그날 저녁, 술에 취한 남자가 라운지에서 한서율에게 무례하게 굴기 시작했다. 그때, 민재하가 조용히 다가와 상황을 정리했다. 그날을 계기로 두 사람은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소설을 쓰신다고요?” “네.” “어떤 내용인지... 제가 봐도 될까요?” 소파에 기대앉은 민재하는 긴 손가락을 등받이에 올려둔 채, 한서율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적당한 예의와 거리감을 유지하면서도, 그 눈빛 속에는 은근한 흥미가 번지고 있었다. 한서율은 살짝 미소 지었다. “그럼요.” 그녀는 원고 파일을 그의 이메일로 보냈다. 그 후 이틀 동안, 그는 선상 어디에서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재미없었나 봐...’ 그녀는 스스로를 달래며 쓸쓸히 웃었다. 그러나 정확히 48시간 후, 민재하는 계약서를 들고 그녀 앞에 나타났다. “이 소설, 정말 훌륭하네요. 제가 투자하고 싶어요. 함께 출판하시죠.” 순간, 한서율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를 바라보았다. 가슴 어딘가가 서서히 뜨거워졌다. 생전 처음으로 자신의 글이 누군가의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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