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내가 처음 널 본 건 대학 입학식 때였어...”
약 5분 정도 지켜보던 진나연은 민도준의 이 말을 듣고 마우스를 움직여 바로 닫기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영상 창이 사라졌다.
그녀는 능숙하게 그 이메일을 선택해 우클릭한 후 영구 삭제를 눌렀다.
그러고는 휴지통까지 비웠다.
전 과정 내내 그녀의 호흡에는 조금의 변화도 없었다.
이 모든 것을 마친 후 그녀는 시선을 다시 앞에 놓인 사건 문서로 돌렸다. 펜을 들어 계속 메모를 이어갔다.
방금 그 절박한 참회의 메시지는 마치 아무런 상관없는 광고처럼 그녀의 마음에 잔물결 하나 일으킬 자격조차 없이 사라져 버렸다.
며칠 후 민도준은 국내 사법부의 공식 서면 통지를 받았다.
통지서에는 그의 무단 이직과 공권력을 사적으로 이용한 점 그리고 부적절한 행동 등 여러 중대한 문제가 극히 악영향을 끼친 데 기인하여 심의를 거친 끝에 그의 모든 공직을 박탈하기로 했으며 통지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적혀 있었다.
한때 지극한 영예와 권력을 상징하던 법관의 가운은 한 장의 공문에 의해 철저히 빼앗겼다.
비서는 조심스럽게 통지문을 그에게 건네주며 그의 반응을 살폈다.
민도준은 그 서류를 스치듯 훑어본 뒤 아무런 표정 없이 내팽개쳤다. 마치 해임된 사람이 자신이 아닌 것처럼 담담했다.
“나연이의 새 주소는 찾았어?”
그가 굵고 쉰 목소리로 물었다. 눈빛에는 고집스러운 공허함만 가득했다.
그는 이제 아무것도 개의치 않았다.
지위, 명성, 미래... 진나연을 잃은 후 그가 한때 목숨처럼 여기던 모든 것들은 의미 없는 먼지로 전락해 버렸다.
그는 오직 그녀를 찾아가 용서를 빌고 싶었다. 기어서라도 반드시 그녀 곁으로 돌아가겠다고 결심했다.
또 한 번의 우여곡절과 막대한 대가를 치른 끝에 민도준의 부하들은 마침내 진나연의 새로운 주소를 찾아냈다. 차로 H시에서 두 시간 거리 떨어진 더 조용한 해변 마을이었다.
민도준은 의사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억지로 퇴원했다.
그의 상처는 아직 완전히 나은 상태가 아니었다.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으며 목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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