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윤이슬이 곁눈으로 다가오는 사람을 확인한 순간, 그게 배성준이라는 걸 알아보자마자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생각할 틈도 없이 조인우 앞에 몸을 던져 서고 자신의 등으로 배성준이 휘두른 주먹을 그대로 받아냈다.
지금 그녀의 머릿속에는 단 하나뿐이었다.
조인우는 다쳐선 안 된다.
아직 병상에서 죽어가는 환자가 그를 기다리고 있고 친구 허지현도 마지막 치료 방안을 기다리고 있다.
조인우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안 됐다.
반면 배성준은 조인우 앞을 가로막은 사람이 윤이슬이라는 걸 보고 눈빛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그는 간신히 힘을 줄였지만 관성 때문에 옆의 가드레일에 세게 부딪혔다.
그럼에도 자신의 상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윤이슬 뒤에 있는 조인우를 향해 이를 갈며 쏘아붙였다.
“더러운 손 치워.”
조인우는 무슨 상황인지 감도 잡지 못했지만 분위기를 보고 바로 윤이슬을 뒤로 감싸며 말했다.
“내 오른쪽 주머니에 핸드폰 있어요. 빨리 꺼내서 911에 전화해요. 우리 지금 정신 이상한 사람 만난 것 같아요.”
윤이슬은 그의 어깨를 톡톡 쳤다.
“그런 거 아니에요. 내 전 남자 친구예요.”
조인우는 즉시 상황을 이해했다. 경계심 가득했던 얼굴이 한순간에 비꼬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눈은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앞 못 보는 전 남친이요? 자기 불륜녀 지키겠다고 일부러 당신 괴롭히던 그 멍청이요? 집에 돈 좀 있다고 사람을 사람 취급도 안 하던 그 뇌 없는 전 남친이요?”
윤이슬은 원래 엉망이었던 기분이 그의 말에 조금 풀리며 웃음이 나올 뻔했다.
“네. 그 사람이요.”
그 말에 배성준의 표정은 더 굳어졌다.
분노가 아니라 윤이슬이 자신을 바라볼 때 보이는 무관심이 그를 더 아프게 만들었다.
“이슬아... 내가 진짜 잘못했어. 예전엔 내가 정말로 잘못했어. 한 번만, 한 번만 더 기회를 줄 수는 없어?”
큰 키의 남자가 허리를 굽힌 채 지금껏 오랜 기간을 통틀어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비굴한 자세로 서 있었다.
하지만 윤이슬은 더 이상 그의 말과 그의 표정, 그의 후회 같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