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병실로 돌아온 뒤에야 윤이슬은 조금씩 정신을 차렸다.
떨리는 두 손을 바라보며 자신이 아직도 배성준에게 흔들리고 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지난 4년 동안 배성준은 그녀 마음속에 너무 깊은 흔적을 남겼다.
그래서 억지로 잊으려 하고 미워하려고 해도 다시 그가 나타나는 순간 마음이 저릿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정도였다.
두 사람 사이에는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이 가로막혀 있었고 너무 복잡하게 뒤엉켜 있었다.
결국 다시 돌아갈 일은 없었다.
며칠 동안 배성준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마 더 큰 반감을 살까 걱정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매일 꽃과 다양한 선물들이 집과 병원으로 어김없이 배달됐고 심지어 허지현의 병원비 계좌에는 미리 충전된 금액이 20억 원에 가까웠다.
윤이슬은 그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
그건 배성준이 자신의 잘못에 대해 치러야 할 대가였다.
일주일 뒤, 허지현의 마지막 수술이 진행됐다.
하룻밤에 걸친 긴 수술이 끝난 뒤 수술실에서 나온 조인우는 마스크를 벗고 말했다.
“윤이슬 씨, 내가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았어요. 수술 성공적으로 끝났어요.”
짧은 말이었지만 모두가 감격으로 울음을 터뜨렸다.
특히 윤이슬은 조인우를 힘껏 껴안으며 계속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말 고마워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예요.”
조인우는 진지한 얼굴로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당신이 더 많이 해낸 거예요.”
윤이슬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닦았다.
오랫동안 마음을 짓눌러왔던 죄책감이 조금은 옅어지는 듯했다.
마음을 정리한 뒤 병원을 나온 윤이슬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이제 그녀의 사업 중심은 a국에 있었고 친구를 돌보는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을 업무 확장에 쏟고 있었다.
이번에 고객을 만날 장소는 자주 가는 중식당이었다.
비서에게 들은 건 고객이 매우 적극적이고 조건도 좋다는 것뿐이었다.
바빴던 탓에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는데 중식당에 도착하니 이미 누군가 와 있었다.
“죄송합니다, 오래 기다리게 했죠.”
고객이 약속 시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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