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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요양원에는 어느새 벚꽃이 활짝 피었다. 서인혁이 연민주의 방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두 사람은 어느새 말까지 놓아 서로 이름을 부를 정도로 친해졌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핫초코를 들고 들어온 서인혁은 눈빛이 온화했지만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민주야, 네게 최면 치료를 해주고 싶어, 네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주고 싶어.” 순간 손을 살짝 움켜쥔 연민주는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주먹을 쥐었다. 그 기억들은 날카로운 유리 조각처럼 조금만 건드려도 그녀를 피투성이로 만들 것 같았다. 하지만 차분한 서인혁의 시선에 연민주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두운 빛이 희미하게 켜진 치료실은 커튼도 반쯤 내려져 있었다. 서인혁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천천히 연민주에게 최면을 해줬다. “말해줘, 최재율을 처음 만났을 때 최재율은 뭘 하고 있었어?” “지하실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어... 손목에는 피가 가득했어.” 낮은 소리로 한마디 한 연민주는 속눈썹을 격렬하게 떨기 시작했다. “시스템이 말했어, 최재율 흑화 지수가 세계를 붕괴시킬 거라고.” 펜을 쥐고 있던 서인혁은 손이 멈칫했다. 단지 외상 후 환각 증세라고 생각했지만 연민주의 묘사가 너무 구체적이었다. 열일곱 살 소년의 상처, 눈 속에서 여섯 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무릎 꿇은 구체적인 상황, 심지어 전기 충격기로 자살할 때의 생리적 반응까지, 놀라울 정도로 진실해 보였다. “그 후에는?” 서인혁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계속 물었다. “그 후 나는 아흔아홉 번 죽었어...” 연민주는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면제를 삼켰어, 시스템이 드디어 나를 최재율 곁에 돌려보내 줬지만... 최재율은 이미 다른 사람의 아이를 안고 있었어.” 서인혁은 손에 들고 있던 펜을 꽉 쥐었다.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환자들을 많이 봐왔지만 연민주처럼 동공이 흐릿해지고 호흡 빈도까지 모든 것을 정확하게재현해 내는는 사람은 본 적이 없었다. 최면이 끝났을 때 등이 어느새 땀으로 흠뻑 젖은 연민주는 고개를 들어 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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