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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석 달 후 두 사람은 함께 작은 규모의 심리 상담 사무실을 열었다. 서인혁은 전문 치료를 담당했고 연민주는 공감 능력으로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로했다. 연민주는 항상 환자 멘탈이 무너지기 전에 온도가 알맞은 허브차 한 잔을 건네주거나 아이가 울며 떼를 쓸 때 딸기 사탕 한 알을 꺼내곤 했다. 물론 모두 서인혁이 미리 준비해 둔 것이었지만 서인혁은 한 번도 잘난 척하거나 자기를 내세우지 않았다. 어느 날 밤, 파일을 정리하던 연민주는 서인혁의 노트북 사이에 종이 한 장이 끼워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위에는 연민주 컨디션 관련 내용들이 빼곡히 기록되어 있었다. [위가 안 좋음, 얼음 음료 금지. 비 오는 날 자주 두통이 있는 것 같으니 페퍼민트 에센셜 오일 준비. 그림 도구는 마르코 브랜드만 구매, 나무 펜촉을 좋아함...] 점점 더 부드럽게 변한 필체, 그리고 마지막 한 줄은 반복적으로 수정해 희미하게 보였지만 ‘사랑’이라는 글자의 윤곽은 확실히 알아볼 수 있었다. 이 내용을 본 순간 연민주는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사무실의 창고에 쪼그려 앉아 오래된 파일들을 정리하고 있을 때 습한 공기 탓인지 종이가 살짝 나른해졌다. 바로 그때 병력기록부 하나가 바닥에 미끄러지더니 그 아래에 숨겨진 검은색 노트북이 드러났다. 그것은 서인혁이 연민주더러 절대 건드리지 말라고 한 ‘환자 개인정보 기록’이었다. 별생각 없이 그것을 주울 때 노트북이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그 안에는 연민주에 관한 내용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5월 3일, 민주가 오늘 밥 반 공기 더 먹음. 보상으로 내일 딸기 케이크 사주기.] [5월 7일, 민주가 악몽을 꿈. 해결 방법은 차에 라벤더 에센셜 오일 추가하는 것.] [5월 15일, 최재율의 옛 사진을 37분 동안 멍하니 바라봄. 새로 연 고양이 카페 데려가서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 마지막 한 줄은 힘주어 지웠다가 다시 쓴 흔적이 있었다. [민주에게 키스하고 싶다. 안 돼, 정신 차려!] 그 한 줄을 본 연민주는 심장이 심하게 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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