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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온몸이 그 자리에 굳어버린 연민주는 무의식적으로 서인혁의 소매를 꽉 움켜쥐었다. 고개를 들어 눈앞의 남자를 바라본 순간 한때 뼛속까지 사랑했던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너무 낯설고 먼 것처럼 느껴졌다. 빗물이 머리카락을 따라 흘러내리면서 진흙물과 섞여 남자의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을 보니 마치 이 남자를 위해 흘렸던 눈물 같았다. 연민주가 많이 떠는 것을 알아챈 서인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의 손을 꼭 잡아줬다. 그러더니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연민주 앞을 막아서서는 평온하면서도 차가운 시선으로 말했다. “저기요. 자중해 주세요.” 그제야 연민주 옆에 있는 서인혁을 발견한 최재율은 눈빛이 갑자기 음침해지더니 주먹을 꽉 쥐었다. “넌 누구야?” “민주 약혼자입니다.” 서인혁은 아주 차분하게 말했지만 이 한마디는 날카로운 칼처럼 최재율의 심장을 꿰뚫었다. “약혼자?” 피식 웃음을 터뜨린 최재율은 웃음소리에 광기마저 서려 있는 것 같았다. “그럴 리 없어! 민주는 내 아내야! 내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 아흔아홉 번이나 죽었어! 그런데 어떻게... 어떻게...” 점점 낮아진 최재율의 목소리는 마지막에 한 마디 흐느낌으로 변했다. 연민주는 깊게 숨을 들이쉰 뒤 서인혁의 뒤에서 걸어 나왔다. 눈빛은 잔잔한 호수처럼 평온했지만 최재율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더 이상 예전의 그리움과 부드러움이 없었다. “최재율,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어.” “아니!” 최재율이 갑자기 무릎을 꿇자 빗물이 튀어 그의 무릎을 적셨다. 손을 뻗어 연민주의 옷자락을 잡으려 했지만 그녀가 한 걸음 물러나 피했다. 허공에 멈춘 손을 본 최재열은 눈에 절망이 가득했다. “민주야, 내가 잘못한 거 알아... 정말로 잘못한 거 알아! 후회해, 매일 후회하고 있어!” 목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쉬어 있었고 눈물이 비와 섞여 흘러내렸다. “너를 속이는 게 아니었는데, 상처 줘서도 안 되는 거였는데... 우리 아이를 내 손으로 죽여서는 안 되는 거였는데!” 마지막 말을 할 때는 죽어가는 야수처럼 목구멍에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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