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6화
서이안은 한숨을 내쉬더니 반짝이는 눈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눈빛은 다정함이 묻어났다.
“좋은 가전제품을 그렇게 많이 사 놓고 평소에 안 써요?”
윤소율이 뜨끔했다.
“엄마는 가정부를 고용했잖아...”
서이안이 한마디 보탰다.
“가정부가 해주는 밥이 제가 한 것보다 맛있어요?”
“아니...”
“그럼 제가 앞으로 엄마를 케어할게요.”
윤소율은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이안아, 사랑해!”
서이안은 미소를 짓더니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얼른 식사합시다.”
“그래.”
모자는 음식을 식탁으로 옮기고 나란히 앉았다.
...
연우 엔터.
밤, 건물은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사무실 소파에 기대앉은 임채은의 표정이 사뭇 어두웠다.
기남준의 말이 귓가에 계속 맴돌았다. 특히, 윤소율이 바로 윤서린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받은 충격은 무려 한나절이나 지속되었다.
윤서린이 아직 살아있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지난 5년 동안 승자인 줄 알고 우쭐댔건만 정작 판 위에서 놀아난 건 자기 자신이었다니.
윤소율이 윤서린이라...
그동안 대놓고 앞 담화를 들으면서 속으로 얼마나 비웃었겠는가?
윤서린이 이미 죽었다고 생각해서 그녀의 지위를 위협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기남준의 한 마디에 모든 계획이 틀어져 버렸다.
윤소율이 사사건건 태클 걸고, 가끔 내비쳤던 증오 어린 눈빛은 결코 착각이 아니었다.
모든 게 다 이유가 있었다.
“채은아?”
이수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너 벌써 사무실에서 오후 내내 앉아 있었어. 무슨 일인데? 언니한테 얘기해 봐.”
임채은의 상태는 꽤 심각해 보였다.
몇 번을 물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이수진은 무슨 일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지만 그녀의 안색이 심상치 않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임채은이 버럭 외쳤다.
“몇 번을 말해야 해? 혼자 좀 있게 놔두라고! 제발 그만 좀 물어봐.”
갑자기 노발대발하는 임채은 때문에 이수진은 깜짝 놀라 눈시울마저 빨개졌다. 이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조용히 걸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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