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4화
윤소율은 이미 한 번 죽었던 사람이었다. 두려움 따위는 남아 있지 않았다.
이 생이 이토록 고단한데, 어떻게 다음 생을 감히 꿈꿀 수 있겠는가.
그녀는 옆 의자의 등받이를 짚으며 손바닥을 곧게 세웠다.
“나, 윤소율은... 맹세해요.”
목소리가 살짝 떨렸지만 곧 눈가의 물기를 훔치고 다시 미소를 지었다.
“내가 그 말을 한 적이 있다면 벼락을 맞아 비참히 죽고 죽어서도 시신조차 거두지 못한 채 영원히 구제받지 못할 겁니다.”
정소영의 얼굴이 굳었다.
저런 독한 맹세를 어떻게 저렇게 담담히 내뱉을 수 있단 말인가.
정소영이 악에 받쳐 외쳤다.
“그럼 하나 더 맹세하세요. 서현우 대표한테 마음이 조금도 없다고요.”
“맹세해요.”
“사랑하지도 않고 어떤 감정도 없고 욕심도 없다고 똑바로 맹세하세요.”
윤소율이 단호하게 말을 끊었다.
“맹세해요. 나 윤소율은 서현우 대표에게 어떤 욕심도 없고 사랑도 없어요. 전혀 사랑하지 않고 어떤 감정도 품지 않았어요. 내 목숨을 걸고 맹세해요. 이 말에 거짓이 한 치라도 있다면 벼락을 맞아 비참히 죽고 죽어서도 시신조차 거두지 못한 채 영원히 구제받지 못할 거예요. 지옥의 가장 깊은 곳에 떨어진다 해도 감수할게요.”
정소영은 숨이 거칠어졌다. 분노 때문이었지만 더는 반박할 말이 없었다.
윤소율은 맹세했다. 정소영은 그런 맹세를 할 수 없었다. 그 차이가 곧 패배를 의미했다.
윤소율이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
“이제 충분해요?”
정소영은 대답하지 못했다.
윤소율은 목소리를 낮췄다.
“이렇게까지 맹세했어요. 이제 사과할 수 있죠?”
회의장 안은 단번에 들끓었다.
“사과해요!”
“윤소율 씨한테 당장 사과해요!”
“정소영 씨, 지금까지 한 일에 대해 사과하세요!”
정소영은 이를 악물다 결국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윤소율을 똑바로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려요. 윤소율 씨는 성형하지 않았어요. 제가 질투했고 악의적으로 의심했고 꾸며낸 말로 흠집 내려 했어요. 하지만...”
정소영의 눈빛이 매섭게 가라앉았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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