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전화를 끊자마자 임가을은 싸늘한 시선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내 말 들었지? 주오성 픽업하고 방 잡아.”
임가을이 누구랑 무슨 짓을 하든 관심이 없었다. 워낙 천박한 여자였으니까.
내가 걱정하는 건 오로지 계약 건이었다.
“이 계약서에 문제 있어. 내가 알기로 주씨 가문은 재정 문제로 분쟁 중이라 자칫 잘못하면...”
하지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임가을이 욕설을 퍼부었다.
“정윤재! 너는 그냥 우리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다를 바 없는 존재야. 잔말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어디서 감히 참견이지?”
나는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그렇다면 직접 서명하고, 난 이 프로젝트에서 제외해줘.”
“뭐라고?”
임가을의 목소리가 한층 날카로워졌다. 그리고 무방비 상태인 나를 대뜸 발로 걷어차는 바람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노예 주제에 주인한테 토 달아? 사인하라는 소리 못 들었어? 하기 싫으면 당장 우리 집에서 나가.”
내가 문전박대라도 당하면 겁먹을 줄 알았던 모양인데, 임씨 가문에 남아 있는 유일한 이유가 계약 때문이라는 건 꿈에도 모를 것이다.
심지어 계약의 유효 기간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나는 임가을을 빤히 쳐다보았다. 어차피 실랑이를 해봤자 시간 낭비에 불과했다.
이제 주오성과 직접 협의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입을 닫고 사무실을 나서 차를 몰고 떠났다.
그리고 별장 단지에 도착해 주오성을 만났다.
“어이, 임씨 가문 시종 왔나?”
주오성은 양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비아냥거리는 미소를 지었다.
몰락한 집안의 철없는 애송이 주제에 감히 나를 얕보다니?
참 가당치도 않았다.
“문 안 열어요? 시종이 이 정도 눈치마저 없으면 어떡하지?”
주오성은 차 문을 발로 툭툭 차며 도발적인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녀석을 데리러 온 것만으로도 내 인내심은 이미 한계에 달했다. 거기다 문까지 열어달라고?
못생긴 주제에 잘난 척은.
“대표님께서 기다리고 계세요. 한시라도 빨리 만나고 싶으면 알아서 차에 타요.”
주오성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건방진 자식!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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