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어디야? 당장 튀어 와.”
휴대폰 너머로 임가을의 호통이 들려왔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내 전화를 끊고 차를 돌려 호텔로 향했다.
방에 들어서자 가운 차림으로 주오성의 품에 안겨 있는 임가을을 발견했다.
주오성은 상의를 벗은 채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몸을 만지작거렸다. 괜스레 역겨운 나머지 고개를 돌렸다.
이때, 임가을이 성큼성큼 다가와 대뜸 뺨을 내리쳤다.
“개자식, 감히 오성을 협박해? 간덩이가 부었어?”
주오성이 히죽거리며 걸어왔다. 의기양양한 표정만 봐도 누가 꾸민 일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여자한테 고자질이나 하는 찌질한 놈.’
“아까만 해도 건방지게 굴더니, 그 잘난 입 다시 한번 놀려보시지?”
그리고 임가을의 허리를 껴안고 도발적인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더 이상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아 단호하게 말했다.
“대표님께서 기어코 저한테 서명을 강요한다면 어쩔 수 없이 회장님을 찾아뵈야 할 것 같네요.”
내 커리어와 직결된 문제라 법적 분쟁으로 번진다면 손해배상은 물론 형사 처벌까지 갈지도 모른다.
이런 참사만큼은 면해야 한다.
“어디 한 번 해보던가? 아빠한테 얘기하는 순간 넌 잘릴 줄 알아. 그리고 우리 집에서도 쫓아낼 거야.”
나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마음대로 해요. 그렇게 자르고 싶으면 회장님 허락부터 받아요. 어찌 됐든 회장님과 체결한 계약서니까.”
다른 건 몰라도 바가지를 뒤집어쓰는 일을 가만히 당할 수는 없지.
“이...!”
임가을은 발을 동동 굴렀다. 찍소리 못하던 내가 오늘만 벌써 두 번이나 대들었으니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누가 봐도 화난 표정이었지만 씩씩거리며 노려보기만 했다.
왜냐하면 임태경이 내 말은 들어준다는 사실을 임가을도 알고 있었다.
“우리 가을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죠?”
“가을아, 화 풀어. 그냥 개 짖는다고 생각하고 무시해.”
주오성이 서둘러 달래주자 임가을도 기분이 풀린 듯 그의 품에 살포시 기대었다. 하지만 나를 바라보는 눈빛만큼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이때, 주오성이 허리를 숙여 임가을의 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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