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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임가을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리고 곧장 공장장을 찾아갔다. “대표님이 여긴 어쩐 일이세요?” 허태섭은 임가을을 보자마자 만면에 미소를 띤 채 굽신거리며 다가왔다. “공장장님, 정윤재한테 매일 트럭 한 대 분량의 짐을 옮기게 하세요. 다 끝내기 전까지 절대 퇴근시키지 말고. 혹시라도 몰래 가면 저한테 바로 보고해 주세요.” 임가을은 말을 마치고 나를 가리켰다. 허태섭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실장님이요? 네... 알겠습니다.” 우리가 어떤 관계인지는 회사에서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어쨌든 ‘임씨 가문의 노예’, 더 나아가 ‘임가을의 시종’이라는 틀을 벗어난 적이 없었으니까. “여기서 일한다고 회사 업무를 소홀히 해도 된다는 생각은 버려. 제때 처리 못하면 그 땐 더 혼날 줄 알아.” 임가을은 나를 흘겨보더니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주오성과 유유히 사라졌다. “실장님? 휴... 걱정하지 마세요. 가벼운 거 골라서 드릴 테니까 너무 힘들진 않을 거예요.” 허태섭은 한숨을 쉬더니 안쓰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감사합니다.” 나는 묵묵히 물건을 옮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만 해도 걱정하던 허태섭은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몰두하는 내가 의외인 듯했다. “실장님처럼 사무실에서 일만 하시는 분은 힘이 없을 줄 알았어요. 체력이 정말 좋으시네요.” 나는 미소를 지었다. 평소 퇴근 후엔 빠지지 않고 헬스장에 들렀다. 체력이 일반 사람들보다 좋은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짐을 나르는 도중 휴대폰이 계속 울렸다. 모두 회사 업무였다. 어쩔 수 없이 짬짬이 처리해야 했다. 온종일 시달리다 보면 피곤하기 마련이다. 다만 이대로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물론 수확도 적지 않았다. 사무실에서 탁상공론 하던 예전과 달리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다 보니 문제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나한테도 하나의 도전이었다. 저녁 무렵, 마침내 짐을 모두 옮겼다. 파김치가 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순간 공장 앞에 스포츠카 한 대가 미끄러지듯 멈춰 섰다. “윤재야!” 민소매 상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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