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물론 무역 쪽에서 계속 일할 생각입니다. 청해 노선을 통해 거래할 가능성이 커요. 그래야 운송 효율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죠.”
이미연의 눈이 반짝였다.
“따로 회사 차리려고? 잘됐네.”
“그래서 대표님의 도움이 필요해요. 예전처럼 좋은 관계로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오후 내내 이미연과 함께 세부 사항에 대해 논의했다.
대화는 순조롭게 이어졌다.
거의 끝나갈 무렵 이미연의 휴대폰이 울렸다.
“여기야.”
이때, 가녀린 실루엣이 빠르게 다가왔다.
“엄마.”
눈앞의 여자를 보자 넋을 잃고 말았다.
“한다정?”
“정윤재?”
한다정은 테이블 앞에 멈춰 서서 놀란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둘이 아는 사이야?”
이미연도 어리둥절했다.
“엄마, 우리 대학교 동창이에요.”
한다정이 빠르게 설명했다.
“다정이가 대표님 따님인 줄은 몰랐네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마디 보탰다.
이미연이 미소를 지었다.
“이런 우연이 있나? 같이 식사나 할까?”
“좋아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웃으면서 나와 한다정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번갈아 보았다.
...
저녁 식사 후 나는 한다정의 별장으로 향했다. 우리는 뒷마당을 함께 산책했다.
한다정은 손에 과일 주스 한 잔을 들고 한가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엄마를 아실 줄은 꿈에도 몰랐어.”
나무 울타리에 기대어 있는 그녀의 얼굴 위로 달빛이 내려앉았다.
마치 3년 전 캠퍼스로 돌아간 듯 평온한 밤이었다.
“나도 정말 놀랐어. 전혀 티가 나지 않았는데, 네가 재벌 집 딸이라니.”
“그런 말 하지 마.”
한다정이 토라진 척 고개를 홱 돌렸다.
“임가을이랑 난 달라.”
어느새 한다정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어갔다.
“참, 지난번에 얘기 안 해줬잖아. 어떻게 내 사정 알게 된 거야?”
내 질문에 한다정은 얼굴을 살짝 붉혔다.
“사람들이 하도 네 얘길 많이 하길래 그냥 좀 알아본 거지 뭐.”
“알아봤다고?”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조금만 알아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었는데도 임가을은 줄곧 주인처럼 행세했다.
심지어 사실 확인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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