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이정미의 죽음과 임지영 사건이 연달아 터진 뒤 강다윤은 문득 모든 게 버겁게 느껴졌다.
그녀는 과거에 갇히지 않으려고 애썼고 대신 일에 몰두했다.
잇따라 두 건의 대형 프로젝트를 성사시키자 그녀를 의심하던 사람들까지 놀라 고개를 숙였다. 축하 파티 자리에서 유원 그룹의 전 임원들은 하나같이 죄책감 가득한 얼굴로 그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건넸지만 강다윤은 그저 미소로 대답했다.
사실 그녀가 엘라국에서 공부할 때는 더한 의심을 받았었다.
처음 만점을 받았을 때는 돈으로 성적을 샀다는 소리를, 두 번째 만점을 받았을 때는 교수랑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말을 들었었다. 하지만 권위 있는 상을 받고 나서야 그 비난은 조금씩 줄어들었다.
그래도 사람들은 뒤에서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수군댔다.
두 번째로 권위 있는 상을 받았을 때야 모두가 그녀를 인정했다. 그녀는 그때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임재현에게 그 소식을 알렸다.
그때 임재현은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의 입을 다물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실력으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그 말을 강다윤은 가슴에 깊이 새겼다.
그녀가 무대 위에 올라 그 이야기를 마친 순간 오랜만에 유하진이 나타났다.
여전히 맞춤 정장을 입고 머리도 단정하게 올렸지만 그 텅 빈 눈빛이 그가 얼마나 무너졌는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한때 재벌로 잘나가던 남자가 나타나자 모두가 본능적으로 길을 비켰다.
이번에도 그는 나무 상자를 들고 있었다.
그는 말없이 강다윤에게 다가가 천천히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을 본 순간 강다윤의 눈이 절로 커졌다. 그 안에는 아버지의 물건들이 가득 들어 있었으니까.
강다윤의 두 눈에서 눈물이 순식간에 떨어졌다.
그녀는 무대에서 내려와 하나하나 물건들을 손끝으로 어루만졌다. 지금 이 순간 아버지가 살아 돌아온 듯한 기분이었다.
이때 유하진이 조용히 말했다.
“다윤아, 아저씨 방에 가볼래? 그곳에는 네 아버지의 물건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가서 보고 가져가고 싶은 게 있으면 가져가. 추억으로라고.”
그 방은 사실 그녀가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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