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백씨 가문과 한씨 가문의 혼담은 이미 온 도시에 퍼져 있었다.
한병철은 요즘 내내 들떠 있었고 일부러 사람들에게 백씨 가문과의 결혼 소식을 떠들고 다녔다.
백도환이 직접 찾아와 혼사를 논의한 뒤로는 더했다.
한병철은 성대한 연회를 준비했고, 연회 당일 백씨 가문의 후계자가 모습을 드러낼 거라며 거들먹거렸다. 한씨 가문은 이번 일을 인생 최대의 기회로 여기며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 들떠 있었다.
연회 당일.
최지영은 여덟 벌을 갈아입은 끝에 비로소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골랐다. 부풀린 순백의 드레스는 그녀를 동화 속 공주처럼 보이게 했고, 사람들의 칭찬과 축복이 쏟아지자 얼굴은 파우더조차 필요 없는 은은한 홍조로 물들었다.
그녀는 한병철 옆에 바짝 붙어, 초조함을 숨기지 않은 채 백도환과 백씨 가문의 후계자가 입장하기만을 기다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드디어 홀의 대문이 열렸다.
최지영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이도원이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 최지영의 입가에 걸려있던 미소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전날 그와 벌였던 최악의 말다툼이 머릿속에 날카롭게 박혔다.
최지영은 그가 일부러 연회를 망치러 온 것이라 확신했다.
그녀는 곧장 드레스를 잡아 올리며 날 선 걸음으로 이도원의 앞을 막아섰다.
“여긴 왜 온 거야!? 여긴 네가 올 만한 데가 아니야!!!”
최지영의 목소리는 분노로 싸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내가 어제 충분히 얘기하지 않았나? 당장 나가.”
이도원의 얼굴에는 온기 따위 남아있지 않았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흐트러지지 않은 냉소였다.
“한씨 가문에서 곱게만 자란 최지영 네가 사람을 이렇게 내쫓을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이도원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내 발로 정정당당하게 들어왔는데 내가 왜 나가야 하지?”
그를 발견한 한병철도 자연스레 걸음을 멈추며 미간을 좁혔다.
그는 이도원이 어떤 인물인지 알고 있었다. 배경도, 재산도 없는 빈손의 젊은이.
그래서 한세희가 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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