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화
“아량이 참 넓네요. 저라면 분명 화났을 거예요. 이건 대놓고 겨냥하는 거잖아요.”
양현아가 입술을 삐죽이며 윤라희의 편을 들었다.
윤라희는 대꾸하지 않았다. 양현아는 어릴 때부터 귀하게 자라 서러움도, 고생도 몰랐다. 자신처럼 가진 것 하나 없는 사람과는 애초에 같은 세계에 있지 않았다.
밥을 먹고 나자, 윤라희는 촬영장으로 돌아가 계속 촬영을 하려고 했다. 양현아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남아서 훈련받지 않을 거예요?”
다음 경연은 팀전이다. 각 멘토의 학생을 두 팀으로 나눠 팀마다 춤 하나씩을 연습하고, 열흘 뒤 무대에서 맞붙는다. 지는 팀은 탈락하고, 남은 열다섯 명이 결승전에 오르는 시스템이었다.
팀전은 당연히 함께 훈련해야 한다. 윤라희가 떠나면 어떻게 훈련한다는 말인가.
“촬영해야 해서 시간 없어요.”
윤라희가 말했다.
지금 침묵의 서약 촬영이 빡빡해서 이틀 휴가를 받은 것도 겨우였다. 여기서 주아윤의 놀음에 시간을 써줄 여유 따위는 없었다.
“그럼 훈련은 어떻게 할 거예요?”
“멘토가 춤 영상 보내주면 각자 연습해요. 준결승 때는 하루 먼저 돌아와서 팀원들이랑 합 맞출 거예요.”
양현아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단체 무대는 호흡이 생명인데, 하루 만에 어떻게 맞춘단 말인가.
‘이러면 분명히 질 텐데...’
“라희 씨랑 같은 조로 배정되면 정말 곤란하겠어요.”
윤라희는 눈썹을 들어 올리며 웃는 듯 마는 듯 말했다.
“글쎄요.”
누구든 그녀와 한 팀이 되면 행운의 여신에게 선택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주아윤은 그녀를 벌써 탈락시키지 않을 테니까.
바꿔 말하면, 그녀와 팀을 이루는 순간 사실상 무적이 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설령 아마추어처럼 춤을 춰도 무난히 진급할 수 있었다.
“이만 가볼게요. 열흘 뒤에 봬요.”
윤라희는 양현아를 향해 가볍게 손을 흔들고 몸을 돌려 떠났다.
주아윤의 방 안, 지미연과 장서혜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제 어떻게 하죠? 윤라희의 물뱀춤이 너무 좋았어요. 방송 나가면 우리한테 아주 불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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