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4화
진서라는 울먹이며 고개를 저었다.
“잘못했어요.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저도 녹등화 가루 알레르기 있는 줄 몰랐어요. 아윤 언니, 살려 줘요. 제발, 제발요. 제가 눈앞에서 죽게 두면 안 되는 거잖아요. 언니마저 저를 모른 척하면, 저를 구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으흑... 저도 언니 일 도와준 적 있잖아요. 그 공으로 부탁 좀 해 줘요. 양씨 가문 사람들한테 봐달라고 해줘요, 제발...”
주아윤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진서라가 협박하고 있었다.
윤라희는 두 사람의 실랑이 곁을 느긋하게 지나가며, 입가에 보일 듯 말 듯한 비웃음을 걸었다. 그 구경꾼 같은 표정이 주아윤의 가슴팍에 체한 듯 걸렸다. 순간 피가 목구멍에 탁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윤라희가 떠나기 전 힐끗 던진 눈길, 그 한 번의 눈길이 주아윤의 등줄기를 서늘하게 훑고 갔다. 그녀는 알아챘다.
‘알고 있구나. 전부 다.’
주아윤의 마음은 와장창 무너졌다. 윤라희가 이 일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정확히는 몰랐지만, 방금 그 눈빛은 분명히 알고 있는 것이었다.
문득 후회가 밀려왔다. 윤라희를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시청률이 안 나오면 다른 방법을 찾았어야지, 하필 독사 꼬리를 밟다니 말이다.
정신이 뒤죽박죽인 주아윤은 쾅 하고 진서라의 가슴을 걷어찼다. 세게 밀쳐내듯 발길질하자, 진서라는 바닥에 고꾸라졌다. 금세 비실비실 일어나 다시 달려들었지만, 주아윤은 아랑곳하지 않고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진서라가 뒤쫓으려 하자, 경호원들이 곧장 달려들어 그녀를 바닥에 꾹 눌렀다.
“아윤 언니... 살려 줘요, 으흐흑...”
차갑고 무정한 주아윤의 뒷모습을 보자, 진서라의 눈에는 절망이 차올랐다.
남아 있던 참가자들은 그 장면을 보고 겁먹은 얼굴로 진서라를 피해 빠져나갔다. 괜히 얽힐까 두려워 멀찍이 돌아 나갔다.
병원 밖에 이르자, 모두의 시선이 주아윤에게서 살짝 움찔했다. 마지막에 진서라에게 날린 그 발길질이 너무 거셌다. 어떤 이들은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를 들은 것 같다고 했다.
그녀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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