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8화
주아윤의 얼굴은 냄비 바닥처럼 새까맸다. 이제 너무 높이 올라와 내려갈 수 없었다. 한 번 맛본 성공의 달콤함 뒤로는, 다시 신격에서 추락하는 걸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에게 체면이란 곧 전부였다. 아니었으면 고웅진의 바람을 완벽한 이미지 유지를 위해 번번이 참아 왔겠나.
지금 가진 모든 것이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스치자 눈앞이 캄캄해졌다.
주아윤의 안색이 굳자, 진서라가 재빨리 말했다.
“아윤 언니, 농담이에요. 우리는 친구잖아요. 제가 어떻게 언니를 고발하겠어요. 그냥 제가 지금 좀 곤란해서 언니가 조금만 도와줬으면 해서요.”
주아윤의 표정은 더 어두워졌지만, 곧 억지 미소를 걸었다.
“서라야, 너도 내 좋은 친구야. 나는 네 처지가 안타까워. 그렇지만 양씨 가문에서 이미 누구도 너를 돕지 말라고 공언했어. 양씨 가문보다 더 센 인맥을 찾지 못하면, 도원시에서 버티기 힘들어. 이렇게 하자. 우선 급한 돈 조금 줄게. 그리고 해외로 나갈 방법을 찾아볼게. 양씨 가문 팔이 아무리 길어도 해외까지 뻗진 못하잖아. 어때?”
진서라의 두 눈이 번쩍였다. 출국만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였다.
양씨 가문을 건드린 이상 도원시에 남아 날마다 벌벌 떠느니 차라리 해외가 나았다.
예전부터 유학을 꿈꿨지만 돈도, 길도 없었다. 지금 주아윤이 먼저 출국을 밀어준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었다.
“그럼 먼저 감사 인사할게요. 고마워요, 아윤 언니.”
“뭘. 우리는 친구잖아.”
주아윤의 입가에는 웃음이 떠 있었지만 눈동자에는 서늘함이 스쳤다. 진서라가 얼른 다가와 그녀의 팔짱을 끼었다.
화악.
시큼한 악취가 코끝을 후벼팠다. 더구나 팔짱을 낀 손에 때가 시커멓게 올라 있었다. 주아윤은 토할 뻔했다.
당장이라도 걷어차고 싶었지만, 아직 그녀의 손에 약점이 있었다. 겨우 구역질을 참아 굴린 미소로 팔을 살짝 빼냈다.
“휴대폰 가져와서 계좌 이체해 줄게.”
말하는 동안에도 숨을 참았다. 진서라의 몸에서 풍기는 그 냄새를 한 번이라도 들이마시면 어젯밤 야식을 죄다 토할 것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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