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5화
순간 머리끝까지 피가 솟구쳤다가 전신을 휘감았다. 윤라희는 발끝부터 정수리까지 온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어버버하던 그때, 눈을 감고 있던 차도겸이 천천히 눈을 떴다.
서늘한 눈빛, 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기운. 그의 시선이 닿는 순간 윤라희는 숨이 턱 막히며 도망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 도망쳤다간 결과가 더 끔찍할 것 같았다. 그녀의 두 다리는 바닥에 못이라도 박힌 듯 움직이지 않았다.
“차, 차 대표님. 푹... 주무셨나요?”
억지로 웃으며 말을 건넸지만 그 웃음은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굳어 있었다.
차도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사람을 죽일 듯한 시선으로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 눈빛은 마치 지금 당장 목덜미를 움켜쥐고 끌고 갈 기세였다.
그에 눌린 윤라희는 무릎이 후들거릴 정도였다. 그건 겁쟁이라서가 아니라 그의 아우라가 너무 강력했기 때문이다. 그저 본능적인 반응일 뿐이다.
차도겸이 팔을 살짝 들자 윤라희는 기겁하며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눈을 질끈 감았다.
“미, 미안해!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막 옷장에서 몸을 일으키려던 차도겸은 자신이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잔뜩 움츠러드는 그녀를 보며 어이가 없었다.
비좁은 옷장에서 두 시간이나 구겨져 있었더니 다리에 감각이 없었다.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힘겨운 상태였다.
“너...”
그가 간신히 말을 꺼내자 윤라희는 다시 한번 흠칫하며 멀찍이 물러섰다.
“진짜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그냥 옷장 잠가뒀던 거 깜빡했을 뿐이야.”
윤라희에게 도와달라고 말하려던 차도겸은 화가 나서 이를 악물고 심호흡했다.
“이리 와...”
그녀는 또 두 걸음 뒤로 물러섰고 이젠 거의 방문 근처까지 물러난 상태였다.
“차 대표님,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 주세요! 진짜로, 정말로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어요.”
‘정말 이 여자를 그냥...!’
한참이 지나서야 저린 다리에 감각이 돌아왔다. 그는 비틀거리며 옷장에서 나왔다. 그의 손에는 아직도 윤라희의 속옷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