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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아이 엄마가 물었다. “여보, 저 여자는 누구야?” 임문석이 다급하게 여자를 안으로 밀어 넣었다. “너 먼저 들어가. 나 저 사람이랑 할 말 있어.” 아이 엄마가 따졌다. “먼저 저 여자가 누구인지부터 말해.” 안니쟈기가 말했다. “나는 문석 씨 여자친구야.” 아이 엄마가 쏘아붙였다. “헛소리하지 마. 나랑 내 남편은 이미 결혼했어. 어디서 여자친구 타령이야?” “둘 다 그만 싸워.” 안니쟈기가 말했다. “문석 씨 언제 결혼한 거야? 연말에 나 데리고 고향 내려가서 부모님 뵙는다고 하지 않았어?” 아이 엄마가 소리 질렀다. “임문석,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저 계집이 네가 바깥에 둔 세컨드야?” “누가 세컨드라는 거야? 세컨드는 너지. 이 라이브 방 사람들 전부한테 네 그 세컨드의 민낯을 보여 줄 거야.” “영상까지 찍겠다는 거지? 이 발칙한 여우를 그냥 두나 봐라...” 맑게 터지는 따귀 소리와 함께 폰이 바닥에 떨어졌고 화면은 까맣게 꺼졌다. 소란은 여전히 계속됐지만, 강인아는 더 들을 흥미가 사라졌다. 그때 라이브 방 인기는 어느새 900명이 넘었다. 계속 방에 있던 우우주가 물었다. [방금 일, 정말 각본 아니지?] “그 여자는 서른둘 이전에 만나는 남자들이 전부 썩은 놈이에요. 제대로 된 인연은 서른둘의 7월에야 와요. 연애만 생각하는 전형인데, 다행히 운이 아주 나쁘지는 않아서 씻김을 지나고 나면 삶이 한 번 변해요.” [나 이거 방송 각본이라고 심각하게 의심한다.] [동의.] [10086번 동의.] 강인아는 위에서 말한 사람들의 프로필을 눌러 보고 말했다. “아이디가 ‘승전’인 형, 사진에 미모 보정 10단계를 써도 얼굴의 때 티는 못 가렸어요. 형님 전과 한 번 있죠? 이제 가정 폭력 그만두고 아내와 아이를 잘 대해요.” [승전: 내가 감옥 갔다 온 걸 어떻게 알아?] 강인아는 다시 사람을 봤다. “아이디가 ‘여왕’인 언니, 당분간 물 있는 곳은 가지 마요. 생명의 위험이 있어요.” [여왕: 세상에, 나 이미 워터파크 표를 공동 구매했는데.] 강인아가 몇 사람의 아이디를 잇달아 콕 집어 두어 마디씩 던지자, 원래는 겨우 세 명이던 라이브 방 시청자가 눈 깜짝할 사이에 8000+로 치솟았다. 우우주는 내내 나가지 않고, 아래에서 사람들이 스크롤을 도배하는 걸 보더니 댓글을 올렸다. [우우주: 대가님, 지금 대형 비행기 쏘면 자리 예약 가능해요?] [팩 팝니다: 나도 추가.] “저는 매달 1일에 라이브 켜요. 관상은 4만 원. 자리는 인연 따라 정해지니 한 달 뒤에 봐요.”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미련 없이 방송을 꺼 버렸다. 거의 만 명의 시청자가 한순간에 라이브 방 밖으로 튕겨 나갔다. 강인아는 점 값을 통장으로 옮겨 절반은 남기고, 나머지 절반은 어느 자선 재단에 기부했다. 오후, 백세헌이 비즈니스 승용차를 타고 정시에 가정법원에 도착했다. 강인아는 이미 먼저 와 있었다. 야구 모자를 눌러쓰고 검은 마스크를 쓴 채 머리부터 발끝까지 빈틈없이 가렸다. 백세헌이 차에서 내리자 강인아가 손에 든 증서를 흔들었다. “빨리 끝내요.” 그 모양새로 보아 이 결혼을 그보다 더 서둘러 떼어 내고 싶은 눈치였다. 주목을 피하려고 백세헌은 로우키로 움직였고, 수행 경호원들은 스무 미터 바깥으로 물렸다. 둘이 앞뒤로 법원 홀에 들어섰을 때, 잘생긴 외모를 두고 수군대는 소리만 조금 있었을 뿐 큰 파장은 없었다. 이혼 수속을 밟기 전, 중년의 직원이 중재부터 시작했다. “두 분 사이에 못 넘을 고비가 뭐라고 이혼까지 하려고 하세요?” 강인아가 툭 던졌다. “언니, 남편이 저한테 가정 폭력 했어요!” 중재자만 멍해진 것이 아니라, 백세헌도 강인아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았다. 강인아는 몹시 억울한 표정이었다. “제 남편이 혼인 중에 바람까지 피우고, 저보고 세컨드한테 자리 비켜 주라며 매일 주먹질에 발길질했어요. 제 얼굴은 지금도 부었고요.” 중재자는 속으로 생각했다. 어쩐지 그녀가 들어올 때부터 자신을 꽁꽁 가린다 했다고. “그럼 재산 분할은요?” “남편이 저를 무일푼으로 내보내겠대요.” 중재자의 시선에 경멸이 얹혔다. 남자는 온몸이 명품이요, 소매 단추조차 다이아몬드인데 아내를 빈손으로 내쫓는다니 말이다. 중재실 문을 나서자, 백세헌이 강인아의 앞을 막아섰다. “내가 혼인 중에 바람피우고, 너더러 빈손으로 나가라고 했고, 가정 폭력까지 했다고?” 둘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강인아는 피할 틈이 없었다. 옅은 쿠롱 향기가 코끝을 스치며 그의 매력을 보이지 않게 더했다. 강인아는 태연했다. “임시방편이에요. 더는 저희 둘한테 잔소리하지 못하게 하려고요.” “내 이미지 부숴 가며 입을 막으라고?” “저는 일을 할 때 결과만 봐요. 과정은 보지 않아요.” “...” “이혼 계속하실 건가요?” 그 한마디에 백세헌의 이성이 돌아왔다. “해.” 그는 이 일에 시간을 쓰고 싶지 않았다. “이혼하려면 빨리 끝내요.” 둘이 각자 혼인증명서를 들고 이혼 접수창구로 갔을 때, 천둥이 귀를 때리며 울려 둘의 심장을 덜컥하게 했다. 강인아가 들고 있던 혼인증명서에서 번쩍 전류가 튀어 손바닥에 둔통이 전해졌다. 같은 순간, 백세헌에게도 똑같은 반응이 있었다. 두 사람은 본능적으로 증서를 내던졌다. 눈 깜짝할 사이 증서는 이유를 알 수 없이 스스로 타올랐다. 백세헌은 그 기묘한 광경에 어리둥절했다. “무슨 상황이지?” 강인아도 당황했다. “증서가 벼락 맞은 것처럼 잿더미가 됐어요.”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백세헌은 방금 일이 현실이라고 믿지 못했을 것이다. 증서가 없자, 직원은 두 사람이 낸 이혼 신청을 도와 줄 수 없다고 했다. 백세헌이 일렀다. “시스템에 기록이 있을 겁니다. 당장 조회하세요.” 윗자리의 기세가 터져 나오자, 직원은 겁이 나서 황급히 키보드를 두드려 조회 페이지에 들어갔다. 이름을 입력해야 하는 칸에서 그가 강인아를 보았다. “두 분 성함이 어떻게 되죠?” “저는 강인아예요.” 그러고는 습관적으로 백세헌을 가리켰다. “이 사람은 백...” 순간 백세헌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제 이름만 넣으면 돼요. 이 사람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다리를 꼬고 앉아 있던 백세헌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이건 분명 일부러였다. 직원도 그 자리에서 멍했다. ‘세상에, 아내가 자기 남편 이름을 모른다고?’ 황급히 강인아의 이름을 입력하자 정말로 그녀의 정보가 떴다. “시스템 표시로는, 두 분은 작년 팔월에 혼인신고를 마쳐 법적 부부이십니다. 그런데 혼인증명서 없이 이혼 수속을 하시려면, 우선 재발급받으신 뒤 다시 오셔야 합니다.” 백세헌은 기가 차 웃음이 나왔다. “우리는 이혼하러 왔지, 결혼하러 온 게 아닌데요.” 직원은 이마의 땀을 훔쳤다. “죄송합니다, 백세헌 씨. 이게 국가가 정한 법적 절차입니다.” 강인아는 단도직입적이었다. “어떻게 재발급하죠?” 직원이 문밖을 가리켰다. “결혼 창구 가셔서 절차를 밟으셔야 합니다.” 말이 떨어지자 또 한 줄기의 벼락이 허공을 가르며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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