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화
유현숙이 대충 알아보니 은소희는 사모님들만 모여있는 여우회에 나가 있었다. 지금 가면 무조건 잡을 수 있다는 소리였다. 유현숙은 여우회라는 모임 자체가 싫어 참가해 본 적이 없었다. 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딱히 하는 건 없이 다른 사람의 흉을 보거나 비교하기에 바쁜데 나가봤자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여우회의 다른 사모님들은 유현숙이 와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명안의 대비마마나 다름없는 신분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었기에 모임에 나가기만 해도 모든 이목을 끌 수 있었다.
은소희는 파티에 다녀온 뒤로 노철수에게 된통 혼났다. 제멋대로 움직이는 바람에 체면만 우스워졌기 때문이다. 어떤 꾀를 부리든 성사하면 되는데 실패했고 파티에서 망신을 당한 것도 모자라 명안의 눈 밖에 난 것이다. 이젠 다른 사람이 굳이 손을 보지 않아도 은소희가 저지른 멍청한 짓 때문에 회사가 망하게 생겼다.
놀란 은소희는 연속 며칠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뭐라도 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지수의 손에 들어간 재산이든 여우회에서 나온 프로젝트 기회든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은소희는 예쁘게 단장하고 여우회로 나갔다.
문 앞에 도착해보니 여우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전보다 훨씬 많아진 게 느껴졌다. 경험상 이 모임에 갑자기 사람이 많아진 이유는 단 하나였다. 그것은 바로 큰 인물이 나타났다는 의미였다.
은소희는 너무 기뻤지만 야망이 그대로 드러날까 봐 두려워 꾹꾹 눌러 담고는 큰 인물에게 얼굴을 비칠 각오를 단단히 다졌다. 그렇게 연을 맺고 노력한다면 고지수가 들고 있는 재산이든 회사의 미래든 다 손에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굳게 다짐한 은소희가 활짝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다가 유현숙을 보고는 찬물을 뒤집어쓴 듯 온몸이 차가워져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20년 전, 은소희, 유현숙, 그리고 진우정은 같은 학교를 나온 동기였다. 다만 그때는 유현숙도 진우정도 은소희의 존재를 몰랐다.
유현숙과 진우정은 출신이 좋고 얼굴도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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