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진초연의 신분이 드러났을 때 성준수는 아직 도착하지 않아 그녀의 진짜 정체를 알 틈이 없었다.
지금 그의 얼굴에는 엄청난 충격이 스쳐 지나갔다.
단지 진초연 앞에 다가가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지금 모든 이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존재라 다가갈 기회조차 없었다.
진초연이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더니 우울한 분위기의 한 남자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그는 와인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며 마치 현장의 모든 일이 자신과 무관한 듯 떠다니는 외딴섬처럼, 두 눈에는 아름다운 음악에 대한 감탄을 머금은 채 입으로 향기를 음미하고 있었다.
진초연은 사람들 사이에서 남자를 바라보았다. 화려한 외모는 다소 건방진 분위기를 풍겼고 얇은 입술을 살짝 다문 모습은 자유분방하고 제멋대로였다.
얼굴은 성준수보다 훨씬 더 뛰어나 보였다.
진초연은 입가에 미소를 띤 채 잔을 들고 걸어갔다.
“안토니 티나, 처음에는 체리와 딸기의 상큼함이 느껴지고 나중에는 매콤한 시가 향이 남죠. 입에 넣으면 풍부한 산미가 느껴지고 탄닌이 진하고 강해 맛볼 가치가 있어요.”
남자의 차갑고 무심한 눈매가 살짝 올라가며 한 줄기 감탄이 스쳤다.
“진초연 씨는 역시 진정한 재벌가 아가씨답게 한 모금에 산지를 알아보고 정확한 맛까지 묘사하시네요.”
진초연은 고개를 숙이며 살짝 미소 지었다.
‘그래, 3년 동안 연기하다 보니 한때 얼마나 호화로운 생활을 했는지 잊을 뻔했어.’
이렇게 고급스러운 레드 와인도 그녀에게 티타임을 즐기는 데 곁들일 정도에 불과했다.
남자가 손가락으로 잔을 돌리며 진초연에게 새 잔을 건넸다.
그녀는 살짝 한 모금 마시고 붉은 입술을 달싹였다.
“펜로즈 그랑슈 레드 와인, 안토니와 달리 이건 자유분방한 향이 느껴져요. 초콜릿 오크의 그을린 향이 어우러져 더 풍부하고 무게감 있으며 뒷맛이 달콤하네요. 제 취향으로는 이걸 더 추천해요.”
남자는 미소 지으며 우아하게 손뼉을 쳤다.
“진초연 씨, 이영준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진초연은 마음속으로 그 이름을 한 번 되뇌며 어딘가 익숙하다는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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