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휴지통을 열어 보니, 협력사에서 보낸 메일이 여러 통 그대로 남아 있었다. 발신 시간은 공교롭게도 윤태현이 휴대폰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던 어젯밤이었다.
어젯밤 윤태현 휴대폰을 건드린 사람은 단 한 명, 서청아뿐이었다.
윤태현은 가슴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서청아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멋대로 업무 메일까지 지워 버렸다. 저 계약이 날아가면 회사 수익이 최소 10%는 줄어들 터였다.
그런데 더 이해가 안 가는 건, 이렇게 중요한 회의라면 강유진이 먼저 알려야 정상이었다. 원래 강유진은 메일이 한 번 와도, 다음 날 아침이면 회의 준비부터 상대 동선까지 전부 챙겨서 윤태현 앞에 올려놓고는 했다.
‘이번에는 왜 아무 말이 없었을까?’
윤태현은 강유진이 아직 삐쳐서 일부러 일을 놓았다고 단정했다. 그래서 이렇게 쉽게 협력사를 놓친 거라고 윤태현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
윤태현은 곧장 강유진에게 전화를 걸어 따져 물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강유진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몇 번을 더 걸어도 결과는 같았다.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기계음만 반복됐다.
그러자 윤태현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윤태현은 뭔가가 스쳤는지 휴지통을 다시 훑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강유진이 보낸 메시지를 발견했다. 발신 시각은 어젯밤이었다.
윤태현은 메시지를 복구했다.
복구된 문장이 화면 위로 뜨는 순간, 윤태현 시야가 얼어붙었다.
[8년의 짝사랑, 4년의 헛된 관계는... 여기서 끝낼게요. 태현 씨, 이제 저는 대표님의 비서도 아니고, 대표님을 좋아하지도 않아요. 우리 각자 제자리로 돌아가요. 이 인연은 여기서 끝내고 다시는 만나지 말아요.]
뭔가 이상했다.
강유진이 드디어 윤태현을 좋아하지 않게 됐으면, 윤태현은 마음이 가벼워져야 했다. 윤태현은 늘 강유진한테 한 사람에게 그렇게 매달리지 말라고 윤태현 같은 나무에 목매지 말라고 말했다.
그런데 막상 강유진이 떠났다는 사실이 눈앞에 놓이자, 윤태현은 숨이 잘 안 쉬어질 정도로 가슴이 꽉 막혔다. 마치 중요한 걸 통째로 잃어버린 것처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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